<div class="blockquote">장마가 시작된다고 한다. 이 비가 그치고 다시 태양이 뜨면, 우리는 불현듯 여름의 한 가운데 놓여 있을 것이다. 7, 8월에 만나게 될 여름영화, 이 거대하고, 무섭고, 귀엽고, 이상한 놈들을 미리 체크해보자.
거대한 놈: <트랜스포머3>, <해리포터>, <고지전>, <퀵>
시리즈의 완결판인 [트랜스포머3]와 [의형제]의 장훈 감독이 연출한 전쟁 블록버스터 [고지전].
드디어 끝장이다. 각 시리즈의 완결판인 <트랜스포머3>와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2부>의 파이널 라운드는 올 여름 치뤄진다. 제임스 카메론으로 부터 3D 안경을 물려받은 <트랜스포머3>는 샘(샤이아 라보프)이 옵티머스 프라임, “빌딩 사이를 시속 240㎞로 달리는 로봇 군단들”과 함께 악당 쇼크 웨이브에 맞서 치르는 지구 최후의 전쟁이다. 감독 마이클 베이가 “반복된 사막 신과 가벼운 유머, 잦은 부활” 대신 “무게감 있는 로봇, 진지한 스토리, 새로운 무기”를 장착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내는 가운데, 우리의 귀여운 범블비(@ TF3_kr)는 트위터에 상주하며 여성팬 관리에 여념이 없다는 소문이다. 1부와는 달리 3D를 선택한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2부> 역시 강산도 변하고 주인공들의 외양도 변했던 지난 10년 동안 이 시리즈가 이룩한 쾌거를 모두 마지막 회에 쏟아 붓는다. 볼드모트의 남아있는 호크룩스를 파괴하는 임무을 안게 된 해리포터와 볼드모트의 마지막 대결은 필견의 순간이 될 것 같은 예감. 제작비 100억 원이 넘는 한국영화 역시 전장과 도심, 바다를 가로지르며 빠른 속도로 달려오고 있다. <의형제>의 장훈 감독이 연출한 전쟁 블록버스터 <고지전>은 한국전쟁의 마지막 고지 위에서 처절하게 전쟁의 본질을 묻는 영화다. 고수, 신하균, 이제훈, 류승수, 고창석 등 남성호르몬이 넘실대는 전쟁터에서 귀신같은 저격솜씨를 가진 여자 인민군 장교로 등장하는 김옥빈과 <공동경비구역 JSA>, <선덕여왕>의 박상연 작가의 힘과 감성이 공존하는 시나리오는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배가시킨다. 오늘 아침 등교, 출근길에서도 우리 옆을 빠르게 지나갔던 그들, <퀵>은 폭탄이 장착된 물건을 배달하게 된 퀵서비스 오토바이맨의 스피드를 잊어버린 도심 액션극이다. 이민기, 강예원, 김인권이라는 캐스팅에서 기시감을 느꼈다면 띵똥! 바로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이 제작한 영화다. 역시 윤제균 감독이 제작하고 김지훈 감독이 연출한 <7광구>는 밀실의 공포감이 전해지던 짧은 예고편과 안성기 하지원이란 캐스팅, “컨버팅 기술을 접목한 국내 첫 3D 영화”라는 설명 등 지금까지 수면 위로 노출된 일각만으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석유 시추선 앞에 나타난 정체불명의 바다 괴물과 인간들의 목숨을 건 싸움이라니. 하지원 씨는 언제부터... 하긴 오래전부터 그렇게 용감했지. <hr/>무서운 놈: <고양이>, <기생령>, <미확인 동영상>
고양이와 함께 이 도시에 찾아온 죽음의 그림자를 쫓는 공포영화 [고양이]와 ‘빙의’라는 소재를 앞세운 [기생령].
<스크림 4G>의 괴성이 울려 펴진 후 도시는 고양이의 애절한 울음소리, 정체불명의 동영상, 귀신들린 아이의 방문을 받는다. 변승욱 감독의 <고양이>는 KBS <성균관 스캔들>, SBS <시티헌터>의 박민영이 고양이와 함께 이 도시에 찾아온 죽음의 그림자를 쫓는 공포영화다. 김새론의 여동생 김예론이 미스터리한 소녀로 등장한다고 하니 전국의 ‘아저씨’들이 다시 한 번 뛸 태세다. 처참히 살해된 형 부부 그리고 그 집에 남겨진 조카의 이상행동, <기생령>은 ‘빙의’라는 소재를 앞세워 여성의 마음속에 숨겨진 진짜 공포의 정체를 묻는다. KBS <구미호: 여우누이뎐>을 통해 모성과 공포의 두 얼굴을 보여준 한은정과 함께 그룹 티아라의 효민이 <고사 두번째 이야기: 교생실습>의 지연,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의 은정에 이어 공포영화 오디션을 치른다. <미확인 동영상>은 마치 신분세탁을 하는 범인처럼 스스로 파일명을 바꾸며 바이러스처럼 확산되는 동영상이 가져오는 공포를 포착한다. <령>, <무이>에 이어 공포영화의 한길을 걷는 김태경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가운데 20세기 비디오 속에서 기어 나오던 사다코는 21세기 동영상 속 피 묻은 인형을 든 소녀로 환생했다. 박보영은 <과속 스캔들> 이후 긴 공백의 이유를 <미확인 동영상>으로 ‘확인’ 시킬 수 있을까. <hr/>귀여운 놈: <리오>, <마당을 나온 암탉>
희귀종 앵무새 청년 블루의 [리오]와 자신의 알을 품겠다는 꿈을 꾸는 잎새의 [마당을 나온 암탉].
<명탐정 코난: 침묵의 15분>과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와 철인군단 날아라 천사들> 그리고 드디어 극장에서 만나는 랄랄라랄라라, <개구장이 스머프>까지 어린이 친구들을 기다리던 익숙한 친구들도 많다. 하지만 올해 처음 만나는 이 귀여운 조류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뜨거운 정열의 도시에서 쌈바! 리듬에 맞춰 춤추는 앵무새는 바로 3D 애니메이션 <리오>의 희귀종 앵무새 청년 블루. 지구상에 딱 하나 밖에 남지 않은 짝을 만나기 위해 미네소타의 평온한 새장 속에 살던 블루는 브라질의 리오 데 자네이로로 머나먼 모험여행을 떠난다. 올 여름 순수 국산 닭의 맛은 소녀시대가 아니라 <마당을 나온 암탉>이 알려준다. 명필름이 2005년부터 6년간 한 컷 한 컷 공들여 만들어 온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은 작가 황선미의 동명의 동화를 원작으로 한다. ‘알 낳는 기계’로 살아가던 암탉 잎새는 인간의 먹거리가 아닌 자신의 알을 품어 키우겠다는 꿈을 안고 양계장을 탈출해 온갖 역경 끝에 청둥오리 새끼의 부화를 맞이한다. 이 전복적인 애니메이션은 얼마 전 ‘그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카피와 함께 <친절한 금자씨>를 패러디한 포스터로 눈길을 끌었다. <hr/>이상한 놈: <초(민망한)능력자들>
미국과 러시아에는 실재 존재했던 초능력 부대를 다룬 [초(민망한)능력자들].
조지 클루니다. 이완 맥그리거다. 케빈 스페이시다. 하지만 <오션스 일레븐>은 아니다. 구름을 깰 수 있다. 남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벽을 통과 할 수 있다. 그러나 <엑스맨>은 아니다. 앞에 열거한 모든 배우들이 등장하고 앞에 열거한 모든 초능력을 구사하려고 노력하는 영화 <초(민망한)능력자들>은 미국의 ‘초능력 부대’를 소재로 한 이상한 코미디영화다. 작가 존 론슨의 <염소를 노려보는 사람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2000년 기밀 해제된 미 육군의 극비 문서 속에서 발견된 한 충격적인 집단에 주목했다. 바로 30년 전 미국과 러시아에는 실제로 초능력 부대가 존재 했다는 것이다. ‘프로젝트 제다이’란 이름으로 불렸던 이들은 실재 ‘염소의 눈을 째려봐서 심장마비 시키기’ 같은 기술을 연마했다고 한다. 믿어라. 그러면 우리도 올 여름엔 울버린이 될지도 모른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10 아시아 글. 백은하 기자 one@10 아시아 편집. 이지혜 seven@<ⓒ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매거진팀 글. 백은하 기자 one@매거진팀 편집. 이지혜 seven@ⓒ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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