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철현 기자] 서울 강동구 동쪽 끝자락과 경기도 하남시 초입 경계지역 일대가 강남의 신(新)주거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 강일·고덕지구와 하남 미사·풍산지구가 하나의 거대한 벨트로 묶여 판교신도시(929만㎡)보다 큰 매머드급 신흥 주거타운으로 본격 개발되기 때문이다. 강동·하남권 일대는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와 가까운 데다 한강도 끼고 있는 등 입지 여건이 꽤 좋은 편이다. 이에 따라 개발 사업들이 모두 끝나면 '강남 옆 강남'으로 인기를 끌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김재언 삼성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알짜 지역으로 꼽히는 강동·하남권 일대가 앞으로 강남권 뺨치는 신흥 주거지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고 "장기적 관점에서 이 지역 부동산을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제2의 강남' 급부상=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것은 이 지역 개발 재료의 '집중성' 이다. 사실 강동·하남 일대는 불리한 교통 여건과 그린벨트 등으로 인근 강남·서초·송파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됐던 곳이다. 하지만 이제는 이같은 단점이 거꾸로 최대 장점으로 바뀌고 있다. 그동안 미개발지로 남아 있던 지역이다 보니 대규모의 집중적인 개발이 가능해진 것이다. 실제로 이 곳은 서울의 그 어느 지역 못지 않은 다양한 개발사업이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대표적인 게 보금자리주택 등 대규모 택지개발지구 지정이다. 정부는 지난달 17일 5차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서울 강동구 고덕지구(82만7000㎡)와 강일3·4지구(85만5000㎡)를 지정했다. 이들 3곳은 모두 서울외곽순환도로 상일나들목과 강일나들목을 중심으로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인 하남 미사지구(546만㎡)와 맞닿아 있다. 강일3·4지구는 이미 개발사업이 끝난 강일1·2지구(148만㎡)를 사이에 두고 위 아래로 붙어 있다. 고덕지구도 열병합발전소를 사이에 두고 강일1·4지구와 맞닿아 있다. 고덕지역 재건축 대상 아파트촌과도 인접해 있다. 미사지구와 맞붙어 있는 하남 풍산지구(101만㎡)까지 합치면 이 일대 개발 면적만 총 963만4600㎡에 이른다. 인근에 조성될 예정인 송파 위례신도시(678만8331㎡)는 물론 판교신도시를 능가하는 규모다. ◆강남권과 어깨 견줄까=강동·하남권 일대는 강남권과 붙어 있으면서 주거 환경이 쾌적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한강 옆이고 녹지 공간이 많다. 지하철 5호선(상일동역)이 지나고 올림픽대로·중부고속도로도 끼고 있다. 서울외곽순환도로 강일·상일나들목과도 가깝다. 기존에는 소형 주택이 많았지만 새 주거타운 개발 및 재건축 등으로 중대형이 늘어나면 강남권 못지 않은 고급 주거지가 될 것이란 기대가 크다. 인근 위례신도시 개발에 따른 후광 효과도 예상된다. 또 강일2지구에는 1만 여명의 인구가 유입될 것으로 보이는 첨단업무단지 조성 사업이 진행 중이어서 배후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강일동 H공인 관계자는 "대규모 개발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 교통·교육·문화 등 기반시설 여건도 강남 수준을 따라갈 것"으로 말했다. 단점도 많다. 아직까지는 대중교통을 이용한 강남권 진입이 쉽지 않은 것이다. 강남까지 가는데 지하철을 여러 번 갈아타야 한다. 지하철 9호선도 현재로선 송파구 방이동까지만 연결된다. 하지만 일대 교통 여건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우선 광역교통망이 속속 구축되고 있다. 서울~춘천간고속도로(61.4km)가 지난 2009년 개통된 데 이어 2013년에는 서울~동두천간 고속도로(45.4㎞), 사가정~암사동간 도로(6.5㎞)가 완공될 예정이다. 현재 상일동역이 종점인 지하철 5호선은 강일역과 미사역까지 확장될 예정이다. 이 경우 미사·풍산지구 등 일대 주요 주거단지가 역세권으로 변신하면서 교통 문제가 단숨에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개발 호재에도 요즘 이곳 주택시장 분위기는 썰렁하다. 전반적인 부동산시장 침체에다 5차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 영향도 크다. 시세보다 낮은 보금자리주택이 대량 공급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기존 아파트에 대한 매수세가 자취를 감췄다. 가격도 하락세다. 보금자리지구 지정 이후 단지별로 매도 호가가 1000만~2000만원 빠졌다. 이에 따라 고덕 일대 재건축 대상 단지를 중심으로 저가 매물을 노려보는 것도 괜찮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곽창석 나비에셋 대표는 "집값이 약세인 요즘이 실수요자에겐 저가에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무주택자나 청약가점이 높은 수요자라면 이 일대에서 공급될 보금자리주택을 노려볼 만하다. 분양가격이 경쟁력을 갖춘 데다 강남 주거지를 대신할 수 있을 만큼 입지가 좋기 때문이다. 미사지구는 오는 11월 본청약에 들어간다. 분양가는 3.3㎡당 970만원선으로 주변 시세에 비해 20~30% 싸게 책정됐다. 아직 공급 일정이 정해지지 않은 강일 3·4지구의 경우 서울 거주자에게만 청약 기회가 주어진다. 현행법상 수도권 택지지구 규모가 66만㎡ 미만이면 해당 지역 거주자에게 100% 물량이 돌아가기 때문이다.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짧고 납입금액이 적은 가입자는 생애최초 및 신혼부부, 노부모 부양가구 등의 특별공급 물량을 노크해 볼 만하다.조철현 기자 choch@<ⓒ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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