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class="blockquote">지난 23일 방영된 SBS <시티헌터>는 원작인 만화와 시작점 자체가 다르다. <시티헌터>는 주인공이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도시의 해결사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루지만, 드라마는 그 이전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윤성(이민호)이 정권에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청와대 국가지도통신망팀 요원으로 들어가는 과정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원작과 전혀 다른 내용 탓인지 <시티헌터>는 캐스팅, 캐릭터, 스토리 모두 원작과 비교당하며 비판을 받기도 했다. 31일 경기도 파주시 프리즘 공단에서 열린 <시티헌터>의 기자간담회에서 원작과의 비교에 대한 질문이 유독 많았던 이유다. 이민호, 박민영, 이준혁, 구하라 등 주연배우들이 그 질문에 답했다.
첫 방송은 어떻게 봤나. 이민호: 첫 방송은 태국에서 찍은 분량이 많았다. 태국에 오래 가서 고생해서 촬영했는데, 한회만 나와서 아쉬웠다. 첫 방송은 늘 가슴 졸이면서 보는 스타일이다. 스스로 부족한 부분이 많이 보이고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도 다들 재밌게 봐 주셨을 거라 생각한다. 2회에서 김나나(박민영)가 이윤성에게 유도를 가르쳐 주면 도장에서 함께 넘어지는 장면이 있었다. 박민영: 화면을 보고 다행히 둘의 호흡이 잘 맞아 보여서 안도했다. 그 장면을 찍을 때 둘 다 지쳐있었다. 유도 장면을 한 번에 몰아 찍는 바람에 머리가 헝클어지고 엉망인 상태에서 찍었다. 그래도 그런 꾸밈없는 모습이 두 사람 사이에 진전을 보여줬던 장면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나 역시도 즐겁게 찍었다. 떨리는 건 아니었고. 이민호씨는 어땠나? 이민호: 혹시나 다칠까봐 떨렸다. 드라마와 원작이 많이 다르다는 비판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이민호: KBS <꽃보다 남자>때도 그렇고 줄곧 원작 있는 작품을 해왔다. 이번엔 <시티헌터> 원작 만화책 에피소드를 세 네 개정도 봤는데 개인적으로 이 인물과 똑같이 연기할 수는 없겠다 생각했다. 원작의 캐릭터에서 많이 가져올 게 없겠구나 생각했기 때문이다. 따로 기존 원작과 차별화를 하려고 하기 보다는 내가 받아들여지는 대로 연기하고 있다. 스토리에서도 원작보다 드라마적인 부분이 강조되어야 하기 때문에 각색이 더 된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시티헌터 비긴즈’라고 해야 할 것 같다. 5인의 적을 처단하는 것까지가 드라마 <시티헌터>라면, 사건 의뢰를 받아 본격적으로 시티헌터로 활동하는 것이 만화의 내용이기 때문이다. 두 명의 남자주인공인 이민호와 이준혁, 둘의 호흡은 어떤가? 이민호: 나 같은 경우엔 좀 남성적으로 생겼다고 생각한다. 그에 반해 이준혁은 샤프하고 스마트 한 모습이 있는 것 같다. 나와 정반대의 이미지를 가져서 부럽다. 앞으로 이윤성과 김영주(이준혁) 간의 갈등이 고조 될 텐데 거기서도 상반된 매력을 갖고 부딪칠 것 같다. 이준혁: 이민호는 나보다 동생인지만 가장 분량도 많고 힘들거라 생각한다. 그래도 항상 밝은 모습을 보여주고, 사람을 잘 챙긴다. 좋은 친구란 생각을 많이 했다. 특히 남자가 봤을 때도 멋있고, 액션도 잘한다. 앞으로 이민호를 많이 쫒을 것 같은데 이민호와 함께 찍을 장면을 기대하고 있다. 박민영은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김나나를 연기하나. 박민영: KBS <성균관 스캔들>에서는 즐길 여유가 없었다. 이렇게 촬영하다 죽겠구나 싶을 정도로 촬영해야 했기 때문에 다음 작품에서는 체력적으로 덜 힘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시티헌터>에서 분량이 많은 이민호한테는 미안하지만 아직까지 여유가 있고 잘 수도 있다. 그래서 첫 번째, 두 번째 방송을 모니터 할 수 있는 여유가 있어서 행복하다. 현재 캐릭터와 서서히 친해지는 과정을 통해 즐기면서 촬영하고 있다. 현장도 즐겁고 팀워크도 잘 맞아서 이번엔 성패에 상관없이 재밌게 촬영하는 작품이 될 것 같다. 혹시 아쉬운 부분은 없나. 캐릭터가 전형적이라는 지적도 있던데. 박민영: 김나나라는 캐릭터가 초반에 보이는 캔디 같은 모습 때문에 여느 드라마 여주인공을 답습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앞으로 김나나의 아픔이 드러나게 되고, 인물 간에 복잡한 관계를 풀어나가면서 나나가 성숙해진다. 중후반부의 김나나는 드라마 초반에 김나나가 보여줬던 1차원적인 모습에서 벗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윤성의 캐릭터는 1-2회 사이에 너무 급격히 바뀐 것 아닌가 이민호 : 2회에 고민이 많았다. 2회는 복수를 다짐하고 한국에 와서 바로 클럽장면부터 시작하는, 가벼운 느낌이었다. 사실 조금 더 가벼운 느낌이 들 수도 있는 장면이었는데 그것을 너무 가볍게 표현하기엔 1회의 감정이 남아 있었다. 1회의 감정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고 2회를 촬영했다. 그러다보니 2회에서 재미를 살려줘야 할 에피소드도 잘 살아나지 못했다. 그 부분이 아쉽다. 앞으로는 태국에서의 이윤성 만큼의 밝음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같다. <시티헌터>는 원작이 있는 작품인데, 연기할 때 원작을 살리는 노하우가 있나. 박민영: <성균관 스캔들>에서 배운 것이 있다. 원작이 있는 작품에 들어가게 되고 처음 캐스팅 기사가 나올 때 캐스팅에 대한 악플은 신경쓰지 말자고 생각했다. <시티헌터>의 캐스팅 기사가 났을 때는 원작의 카오리에 비해 나는 액션을 하기엔 왜소하다, 이미지가 안 맞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들었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캐스팅은 힘들다고 생각한다. 아쉬운 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시작하기 때문에 원작에 대한 선입견 깨는 것도 연기하는 사람으로서 큰 즐거움 주는 작업이라 생각한다. 원작이 있다는 것에 부담감을 안 가지려 한다. <성균관 스캔들>때도 드라마가 들어가지 전에 원작을 읽지 않았고, 드라마 끝나고 읽었다. <성균관스캔들>의 윤희라는 캐릭터를 연기한 후에 평가를 받았던 것처럼 <시티헌터>에서도 내 나름대로 김나나의 캐릭터를 분석하고 연기한 후에 평가받겠다. 이민호: 25살 밖에 안 되는 이민호가 사에바 료를 맡는다고 했을 때 캐릭터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얘기가 있었다. 그러나 그 부분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내가 작품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원작의 어둡고 남성적인 이미지의 작품을 나이어린 내가 잘 해냈을 때 좀 더 새로운 인물, 새로운 매력으로 탄생시킬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민호만의 사에바 료를 재탄생시키려고 하고 있다.10 아시아 글. 박소정 기자 nineteen@10 아시아 사진. 채기원 ten@<ⓒ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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