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대책 한달]건설업계는 새 상품 만들기 '치열'

적정 분양가, 실용 평면설계 등..해외진출, 사업다각화도 필요

[아시아경제 정선은 기자]"한 발을 묶어 놓고 달리라고 하는 것과 다름없다. 정부가 땅을 수용해서 반값 아파트를 내놓는 것은 시장원리와 맞지 않다. 법정관리로 간 회사들은 직원들도 많이 떠나보냈다. 그래서 그저 짓기만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건설사마다 자구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한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잇따른 정부정책에도 꿈쩍 않는 주택시장 침체를 건설사 책임으로 돌리는데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장기간 부동산 경기 불황으로 건설사 신용에 대한 불신이 만연해졌다는 것이다. 그만큼 변화의 필요성도 절감한다.그야말로 최근 주택시장은 수요자가 우위에 선 모양새다. 요즘 건설사들은 불황기에 우뚝 떠오른 주택 실수요자들을 충족시키는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건설사들은 주택을 짓는 공급자가 아니라 수요자 입장에서 가격과 질 어느 것 하나 빼지 않고 꼼꼼하게 살피느라 고민이다.가장 효력을 발휘하는 방법은 역시 합리적 분양가로 구매욕구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최근 포스코건설은 '서울숲 더샵' 아파트에 대한 계약을 받은 결과 80%라는 높은 계약률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향과 조망이 다를 수밖에 없는 아파트동의 층과 라인별로 분양가를 다르게 책정해서 다양한 수요층을 흡입했다. 저층은 저렴하게, 조망이 좋은 고층은 오히려 특화시키는 전략으로 성공을 거뒀다.평면경쟁도 가열되는 추세다. 분양가 상한제로 조경이나 고급 커뮤니티시설 설치가 어려우니 실용적인 설계에 집중하는 건설사가 늘고 있다. 특히 최근 초기 구입비용과 관리비 측면에서 저렴한 소형평형이 각광받으면서 같은 평형도 보다 넓게 쓰는 설계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4월 김포 한강신도시에 반도건설이 분양한 '반도유보라 2차'는 전용 59㎡에 4.5베이 설계를 적용해서 합동분양한 다른 단지보다 높은 청약률을 기록했다.그럼에도 건설사들의 고민은 여전히 깊다. 1~2인 가구 증가 등 인구변화를 감안해서 미래의 수요에 대응해야 하면서도 이에 맞는 소형주택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서다. 땅값이 비싼 역세권에 짓는 도시형생활주택의 경우 정부규제가 크게 완화됐으나 대형 건설사들의 참여는 미진한 상황이다.이에 따라 주택시장을 넘어 건설업 전반의 변화를 꾀할 필요가 제기된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장이 과거와 달라 주택수요가 대량으로 발생하지 않으니 수요에 맞는 부가가치 높은 사업에 대한 고민은 분명히 해야 한다"며 "선진국의 경우 건설업이 성숙하면 해외로 진출하거나 업종을 다각화하는 만큼 우리 건설사들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정선은 기자 dmsdlunl@<ⓒ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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