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그리스 국가부채에 대한 '소프트 채무재조정' 등 새로운 긴축 재정안을 놓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국가들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신용디폴트스와프(CDS) 시장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각) 빚 덩치가 큰 그리스가 부채구 구조조정(워크아웃)에 들어가면 투자자들은 천문한적인 돈을 물어줄 위기에 처하게 된다며 그리스의 부채 문제가 CDS시장을 통해 전세계로 전염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CDS는 돈을 빌려준 금융회사들이 헤지펀드, 보험사 등에 일정한 수수료를 지불하는 대가로 채무불이행 등 문제발생시 신용위험을 떠안은 매도자로부터 손실액 또는 일정금액을 보전받을 수 있는 신용파생상품이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세계 CDS시장은 약 25조 달러로 미국 경제의 약 2배 규모다. 이중 그리스 CDS시장 규모는 약 53억4000억달러다. 그리스가 워크아웃에 들어가거나 디폴트를 선언할 경우 그리스에게 돈을 빌려준 은행들은 CDS보장 계약을 맺은 헤지펀드나 보험회사 등에 그리스 대신 돈을 부담하라고 요구할 수 밖에 없다. 그리스의 부채는 지난해 기준 약 4547억달러 정도다. 프랑스와 독일 은행들이 주로 그리스에 돈을 빌려줬다. 주요 은행들의 그리스 국가부채에 대한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은 BNP파리바가 50억 유로로 가장 크다. 소시에테제네랄 42억 유로, 도이치뱅크 30억 유로, HSBC 19억 유로, 크레디 아그리콜 9억 유로, 인테사 상파울로ㆍ유니크레딧 8억 유로 등이다. 문제는 그리스의 빚 덩치가 커 이들 헤지펀드와 보험사들이 돈을 대신 물어주다 파산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파반 워드와 JP모건 애널리스트는 "그리스 워크아웃 여부는 글로벌 CDS 시장의 운명을 좌우할 결정적인 시험이 될 것"이라면서 "이번 유럽재정위기가 전 금융시장을 패닉상태에 빠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럽 당국자들은 추가 긴축조치는 물론, 국유자산 민영화, 세금 징수 등에도 외부 개입을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0일 보도했다. 당국자들은 오는 2013년까지 그리스가 필요한 신규 자본 600억~700억유로 가운데 절반 가량인 300~400억 유로를 국유 자산 매각과 민간 채권단들의 상환기간 연장 등 새로운 구제금융 없이 자체 조달하길 원하고 있다. 그러나 유로존 국가들과 국제통화기금(IMF)이 나머지 절반가량인 300억~350억유로를 그리스에 추가로 제공하는 방안에 대해 적어도 한 나라 이상이 반대하고 있어 최종적으로 결론 내려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이현정 기자 hjlee303@<ⓒ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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