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세계 1위 제약사인 미국 화이자(Pfizer)가 국내 복제약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토종 복제약 회사들의 주판알 굴리기가 한창이다. 제품력보다는 영업력이 중요한 시장의 특성상, 단기간 내 시장이 흔들릴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체적인 반응이다.화이자의 한국지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췌장암 치료제 '젬시타빈'의 복제약 허가를 받고 연내 판매를 시작할 것이라고 25일 밝혔다. 젬시타빈은 미국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약으로 국내에선 한국릴리가 판매한다. 특허가 이미 만료돼 국내 제약사들도 같은 성분의 복제약을 팔고 있다. 화이자 측은 "본사의 글로벌 품질 기준에 따라 생산되므로 품질을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많은 의사들이 복제약 품질에 의구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기존 제품보다 경쟁력이 있다는 이야기다. 화이자는 젬시타빈 제품을 인도에서 생산해 국내로 수입 판매할 예정이다. 젬시타빈 시장은 연 100억원 안팎으로 그리 크지 않지만, 화이자가 앞으로 다양한 종류의 복제약을 출시할 계획이라 밝힌 대목이 관심사다. 구체적인 제품명은 공개되지 않았는데, 화이자의 복제약 사업이 일정 궤도에 오른 미국, 유럽 등 경우를 참고하면 주사제 형태 의약품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알약이나 캡슐에 비해 균등한 품질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의사들이 외국 복제약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시장에 줄 영향력은 예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대체적인 업계 분위기는 '긴장하지 않으면서 예의주시하는' 정도로 정리된다.업계 관계자는 "복제약 시장이 제품력 보다는 영업력에 좌우된다는 점에서 화이자가 단기간 내 시장을 석권하는 등의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하지만 신약 기근현상이 수년 째 이어지면서 화이자 외 많은 외국 제약사들이 복제약 사업에 눈독을 들이는 터라 제2, 3의 화이자가 나올 경우엔 상황이 달라질 것이란 의견도 있다. 결과적으로 동아제약과의 협력을 선택했지만 영국계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도 복제약 사업을 위해 국내 제약사 인수를 고려한 바 있으며, 스위스 노바티스는 한국산도스라는 자회사를 설립해 수 년 전부터 복제약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화이자가 복제약 사업에 어느 정도 적극성을 갖고 있느냐도 관심거리다. 한국화이자 관계자는 "복제약 사업이 주가 되지는 않겠으나 앞으로 제대로 하겠다는 의지는 분명히 있다"고 전했다. 미국 화이자 본사는 향후 600개까지 복제약 품목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사업확장을 위해 사업부 분리 가능성도 있다. 화이자는 미국에서 그린스톤을 통해 치매약 아리셉트의 복제약 등을 팔고 있으며, 필리핀은 PPD(Pfizer Parke Davis), 캐나다에는 젠메드라는 자회사가 복제약 사업을 담당한다.한국의 경우 '시장안착 제품 사업부(established products unit)'가 사업을 주도하는데, 계열분리 여부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한국화이자 관계자는 말했다.신범수 기자 answ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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