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정자동에 위치한 LH 본사 통합판매센터에서 한 중년의 남자가 토지계약을 위해 상담을 받고 있다.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이지송式 경영이 꽃을 피우고 있다. 이 사장은 막대한 부채와 신규 사업의 부재 등 진퇴양난의 기로에서 선 LH를 위해 통합판매센터를 설치하는 등 결사의 의지로 미매각 토지의 판매에 나섰다. 자금 마련을 우선적으로 펼친 뒤 새로운 사업으로 수익을 보전하겠다는 전략이다. 이후 LH는 악성 미분양 판매속도가 3배로 증가하는 등 괄목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23일 LH에 따르면 통합판매센터 설치 후 용지판매 실적이 최대 327% 상승했다. LH는 통합판매센터 설치전 7개월(2010.1~2010.8)간 2662㎡의 주택 및 상업용지를 팔아 2조8911억원을 마련했다. 이어 지난해 9월부터 올 4월까지 5308㎡의 미매각토지를 매각해 4조9090억원을 확보했다. 센터 설치 후 판매율이 약 두 배 가량 상승한 셈이다.각 용지 별로는 센터 설치 전 공동주택용지가 15개 필지(65만8000㎡)가 매각돼 8952억원이 마련됐으나 설치 후 49개 필지(185만4000㎡)가 주인을 찾으면서 약 1조8913억원의 자금을 매각대금으로 받았다. 이는 약 7개월 만에 LH의 미분양 토지 판매율이 327% 가량 확대된 수치다. 이어 단독주택용지는 2731필지(710㎡, 5718억원)에서 센터 설립 후 4132필지(1184㎡, 8820억원)로 151% 증가했으며 상업업무용지도 518필지(1294㎡, 1조4541억원)에서 901필지(2270㎡, 2조1356억원)로 174%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판매 속도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이 사장의 위기의식과 직원들의 충성심에서 비롯된다. 그의 위기의식은 신의 직장으로 불리던 공기업을 사기업 수준에 '경쟁의 장'으로 만들었다. 그는 임금 반납 및 전사적인 노력을 하면서도 능력이 있는 직원은 우선 등용하는 정책을 펼쳤다. 이어 '원-스트라이크아웃(One- strike out)제'등 업무에 대한 책임의식도 높였다. 이어 경영 자금 마련을 위해 분당 본사에 '통합판매센터'를 설치했다. LH내에서 영업 좀 한다는 인물은 죄다 판매센터로 몰았다. 이곳에서 상품에 대한 총괄적인 상담에 계약은 물론, 법무사 없이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칠 수 있게 시스템도 갖췄다. LH가 운영 및 보장하는 초대형 공인중개소의 등장인 셈이다. 소문은 인터넷과 입을 타고 전해져 서울, 수도권, 충청권까지 부동산에 관심 있는 국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LH관계자는 "이 사장의 판매촉진책으로 전사적인 차원에서의 미분양 처리가 이뤄지고 있다"며 "센터를 찾는 이들 중에는 단골이 있을 정도로 LH 미매각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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