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의원 기자] 일본 기업들이 잇따라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일본 대지진으로 내수시장이 부진하고 엔고현상을 이용해 보다 싼 가격에 기업을 인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 20일 보도에 따르면 다케다약품공업(이하 다케다)와 전자업체 도시바의 연이은 인수로 이달 일본 기업들이 해외기업을 인수한 가격은 총 182억달러(약 19조7000억원)를 기록해 지난 2006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다케다는 전날 스위스 제약업체 나이코메드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다케다는 성명에서 나이코메드가 보유한 부채 36억 유로를 포함해 96억유로(137억달러·한화 약 15조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다케다의 나이코메드 인수는 일본 제약업계사상 최대 규모 인수이며 이번 인수로 다케다가 신흥시장 진입 발판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나이코메드는 매출 3분의 1을 신흥시장에서 올려 다케다 제약은 미국과 일본 판매 의존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도시바도 전날 스위스의 스마트그리드(차세대 송전망) 관련 업체 랜디스+기어를 23억 달러에 인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도시바는 스마트그리드 시장이 향후 10년간 현재의 6배인 5조8000억 엔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해 이번 인수를 통해 전력 사업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블룸버그는 올해 일본 기업들이 해외 기업을 인수한 규모는 전년동기대비 세배가 증가했다고 보도하면서 일본 대지진과 엔고현상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대지진으로 소비자들은 지갑을 열지 않아 내수시장은 줄고 공급사슬 붕괴와 공장파괴로 제조업은 바닥을 치는 등 일본 내수시장은 대지진 이후 확 줄었다.3월 산업생산은 전월대비 15.3% 감소해 1953년 이후 사상 최대 낙폭을 보였다. 3월 소매판매는 전년동기대비 8.5% 감소를 기록해 13년 만에 최저치로 곤두박질쳤고 3월 소비자신뢰지수도 21개월래 최저 수준인 38.6으로 추락했다. 3월 가계소비지출도 전년동기대비 8.5% 감소해 전월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엔고현상도 계속됐다. 대지진 여파로 지난 3월17일 엔달러 환율은 세계 제2차 대전 이후 최저 수준인 76.36엔까지 떨어지기도 했고 현재 81엔대에 머물고 있다. 엔고현상이 지속되면 기업들은 보다 싼 가격에 기업을 인수할 수 있다. 이러한 좋은 조건을 이용해 일본 기업들은 계속해서 해외 기업인수에 나설것으로 보인다. 에지리 마사히코 미즈호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일본 기업들은 충분한 자금실탄을 확보하고 엔화강세라는 효과도 가졌다”면서 “기업들이 해외 확장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다이와증권의 아카이 유이치 회장은 “일본 기업들은 일본에만 머물러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면서 “일본 기업은 좋은 투자처를 발견하면 공격적으로 달려든다”고 진단했다.이의원 기자 2uw@<ⓒ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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