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한나라당이 5일 실시한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경선에서 중립의 황우여·이주영 의원이 당선된 것은 당내 쇄신론의 첫 번째 승리로 평가된다. 그동안 한나라당에선 선거 패배 때마다 소장파를 중심으로 쇄신론이 거세게 전개됐지만, 번번히 '용두사미'에 그치고 말았던 것.지난 4.27재보궐 선거 이후에도 예외없이 당내 소장파들은 '주류 2선 퇴진'을 요구하면 쇄신운동을 벌였지만, 당 안팎에선 '찻잔 속 미풍'에 그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많았다. 그러나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쇄신론은 예전과는 다르게 전개됐다. 소장파들은 황 의원을 원내대표 후보로 추대한데 이어 원내대표 후보 출마를 준비 중이던 이주영 의원과의 단일화를 이끌어냈다. 또 자발적인 쇄신 조직인 '새로운 한나라' 모임을 결성하면서 조직적으로 황 의원을 지지하고 나섰다.실제 경선 1차 투표에서 황.이팀은 예상을 깨고 157명 중 64표를 득표해 안경률-진영 후보팀(58표)을 앞질렀다. 2차 투표에서도 황.이팀은 90표를 얻어 1차 투표에서 탈락한 이병석-박진팀 표(33표)의 대부분을 끌어왔다. 당내 소장파 30~40여명과 60여명의 친박(친박근혜)계 표심이 대거 황.이팀으로 쏠린 것이다. 이는 이번 경선 '캐스팅보트'로 떠오른 친박의 영향력이 증명된 것으로도 풀이된다. 당초 친박계는 TK(대구경북)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병석 의원에 대한 지지세가 있었지만, 황우여 의원과 이주영이 단일화에 성공하면서 막판에 황.이팀으로 표가 쏠렸다는 후문이다. 한 친박계 중진의원은 "이번 경선은 더이상 주류가 당 전면에 나서면 안된다는 의원들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라며 "이심전심이 아니라 마지막에 표단속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소장파와 친박계의 황.이팀에 대한 표쏠림 현상은 '반(反)이재오' 정서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친이계에서 안경률 의원과 이병석 의원이 동시에 출마하면서 표분산에 대한 우려는 있었지만, 당초 황.이팀과 안.진 팀이 2차 겱선 투표까지 갈 경우 이병석 의원 지지표가 안.진 쪽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실제 2차 투표 표결 결과는 이병석 의원의 지지표가 대부분 황.이팀으로 쏠렸고, 이는 황.이팀이 친박.친이표를 골고루 흡수한 것. 황우여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당선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계파에서 표가 골고루 모인 것"이라며 "계파 생각을 하지말고 새롭게 출발하자는 제안을 다수의 의원들이 받아들인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에 따라 본선격인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새 지도부 선출 등에서 쇄신론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남경필나경원 의원 등 쇄신파 모임인 '새로운 나라(가칭)' 이날 경선 직후 당 쇄신을 위한 준비모임을 가졌다. 쇄신모임에 참석한 정태근.구상찬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 하나라당의 쇄신을 위한 움직임이 있었지만 모든 것을 희생하더라도 국민이 바라는 한나라당과 국정기조를 변화시키겠다는 의지가 부족했다"면서 "정부를 제대로 견제하고 선도해 국정운영의 중심이 되는 한나라당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들은 다음주 최고위원에서 구성될 비대위안을 의총에서 승인을 거치도록 당 지도부에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지연진 기자 gy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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