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동안미녀>가 로맨틱 코미디 계절의 서문을 열었다. <동안미녀>를 시작으로 MBC <최고의 사랑>, KBS <로맨스타운>, SBS <내게 거짓말을 해봐> 등이 시작될 예정이다. 그러나 결과는 그리 로맨틱하지 못했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동안미녀>는 6.1%의 전국일일시청률로 전작인 <강력반>의 마지막 회 시청률 7.6%에도 미치지 못했다. 동시간대의 SBS <마이더스>는 15.4%, MBC <짝패>는 15.6%였다. 아직은 묵직한 분위기의 이야기로 고정 시청자층을 유지하는 <마이더스>나 <짝패>의 틈을 파고들지 못한 셈이다.
첫회이니 주목을 못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동안미녀>가 앞으로 점점 나아질지는 아직 의문스럽다. 나이많고, 신용불량자에 고졸인 34세 이소영(장나라)이 열정과 끈기로 사회적 편견을 딛고 사랑도 쟁취한다는 내용은 과거 트렌디 드라마와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 첫 방송에서 이소영이 최진욱(최다니엘)을 처음 만나 실랑이를 벌이다 악연으로 발전하는 모습 역시 익숙하다. 이소영은 1회 내내 회사에서 잘리고, 잃어버린 옷을 찾으려다 모형 술잔에 빠지고, 동생 아르바이트를 대신 가다가 치마가 벗겨져 속바지 차림으로 회사 사장 지승일(류진)과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등 사고를 겪는다. 첫 회에 거의 모든 캐릭터를 등장시켜 주인공과 다른 캐릭터의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너무 빠른 전개 탓에 이야기는 탄탄하지 못했고, 오히려 캐릭터의 매력이 부각될 시간이 없었다. 이소영은 주변 사람들에게 계속 휘말릴 뿐, 어떤 성격을 갖고 있는 캐릭터인지 파악하기 힘들었다.
이소영은 ‘동안’이라는 외적인 특징을 제외하면 기존 트렌디 드라마의 주인공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고, 다른 캐릭터들 역시 과거 로맨틱 코미디와 달라 보이지 않는다. 주인공이 34세이지만 동안이라는 것만 제외하면 1999년에 방영했던 SBS <토마토>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구박받는 이소영이 남자 주인공인 지승일과 최진욱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거나, 지승일을 좋아하는 강윤서(김민서)가 이소영을 괴롭히는 구조라면 시청자들에게 금방 수를 읽히지 않을까. <동안미녀>의 시작은 그리 멋져 보이지는 않는다. 2회에서는 조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10 아시아 글. 박소정 기자 nineteen@<ⓒ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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