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삼성전자가 특허 침해 혐의로 애플을 상대로 맞소송을 제기하면서 양사가 본격적인 갈등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삼성전자측은 앞으로도 여러 국가에 추가적으로 애플을 제소할 예정이어서 갈등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삼성 "애플이 통신특허 침해했다"...한·일·독 법원에 제소=삼성전자는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애플코리아를 상대로 특허침해금지 및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일본 동경 법원, 독일 맨하임 법원에서도 특허 침해를 이유로 애플을 제소했다.삼성전자가 제소한 특허 침해 건수는 한국 법원 5건, 일본 2건, 독일 3건이며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대상이다. 삼성전자측은 "애플이 데이터를 전송할 때 전력 소모는 감소시키고 전송 효율을 높이는 고속패킷전송방식(HSPA) 통신표준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또 "데이터 전송시 수신 오류를 감소시키는 코드분할다중접속(WCDMA) 통신표준 특허, 데이터 케이블로 휴대폰과 PC를 연결한 뒤 PC로 무선 데이터 통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특허도 침해했다"고 강조했다.삼성전자의 맞고소는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 19일 애플이 자사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삼성전자를 제소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삼성측은 "즉각 맞고소하겠다"며 "우리가 통신 관련 표준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만큼 애플도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밝혀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일본, 독일 법원 선택한 것은 '전략적 판단'"=삼성전자측은 일본, 독일 법원에 애플을 제소한 데 대해 '전략적 판단'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애플이 특히 일본과 독일 기업의 특허를 많이 침해한 것으로 판단해 전략적으로 2개국에서 소송을 제기하게 된 것"이라고 소송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아직 끝이 아니다"면서 "애플을 상대로 소장을 제출할 국가의 범위를 순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미국 법원을 제외한 이유에 대해서는 "미국의 법적 절차에 따르면 소송을 당할 경우 해명을 한 뒤에 맞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며 "해명과 동시에 행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한두달 정도 후에 맞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삼성전자는 애플과의 싸움에서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측 관계자는 "애플이 문제삼은 내용에 대한 검토를 끝냈다"며 "충분히 대응할 논리가 있다고 판단하고 애플의 주장을 무력화할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사태 최악으로 치닫나=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법적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달으며 사태가 극단적으로 악화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도 이례적으로 '맞고소'에 나서는 등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어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그러나 양사가 서로 여러 이해관계로 얽혀 있어 최악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한 업계 관계자는 "소송에서 일방의 승리로 끝나는 경우는 거의 없는 데다가 삼성전자가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등 양사가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어 갈등이 최악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권해영 기자 rogueh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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