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부 요청에 중국 독자 브랜드 생산키로...기술 유출 우려해 저가 소형차 중심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현대차가 중국 정부 요구대로 '中 전용 브랜드'를 생산키로 가닥을 잡은 데 따라 향후 어떤 차량이 생산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술 유출을 우려해 최신식 차량보다는 저가의 소형차가 개발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중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요청해온 중국 전용 브랜드를 생산키로 입장을 정했다. 현대차는 베이징 1ㆍ2공장에서 베르나, 아반떼, 쏘나타 등을 생산해 중국식 이름(아반떼→위에둥, NF쏘나타 → 링샹)으로 판매하고 있지만 중국 전용 브랜드는 상품 기획부터 중국 소비자들을 겨냥하는 완전한 중국형 독자 제품이다.현대차와 중국 베이징기차가 50대 50 지분으로 설립한 베이징현대의 쉬허이 동사장(법인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현대차가 중국 독자 브랜드 개발을 준비 중"이라며 "베이징현대가 생산하는 브랜드는 현대차가 기존에 판매했던 차량과는 전혀 다른 브랜드"라고 말했다.업계는 GM과 혼다 등이 저가 차량 중심의 중국 전용 브랜드를 생산하는 점에 비춰 현대차의 향후 행보를 가늠하고 있다. GM이 중국 합작법인 SAIC와 함께 지난 해 11월 개발해 올해 판매에 돌입한 바오준은 구형 라세티 기반에 1.5 4기통 엔진(105마력)을 탑재했다. 가격도 800만원 정도로 저렴하다. 혼다가 중국 합작법인 광저우 오토모빌 그룹을 통해 개발한 리니안도 소형 SUV다.글로벌 기업들이 이처럼 저가 차량에 집중하는 것은 현지 개발 과정에서 일부 기술이 중국측에 노출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전용 브랜드를 추진하는 이면에는 선진 자동차 기술을 습득하려는 노림수가 있다"며 "이를 모를리 없는 업체들이 구형 모델을 기반으로 한 차량을 생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현대차가 중국 전용 브랜드를 추진하면 베이징현대에서 개발과 생산을 맡게 된다. 이 과정에서 베이징기차측에 일부 기술이 노출될 것을 우려해 비교적 기술 난이도가 낮은 차량을 생산할 것으로 관측된다.중국 전용 브랜드를 통해 시장 확대를 꾀하는 동시에 기술 유출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저가의 소형차 중심으로 생산 전략이 마련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은 지난해 1800만대의 신차를 소비해 2년 연속 세계 1위 자동차 시장에 등극한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110만대 판매로 9%의 점유율 기록했다.김필수 교수(대림대 자동차학과)는 "한국과 중국간 기술 격차는 3~4년 정도로 중국은 전용 브랜드 생산을 통해 이를 줄여나갈 것"이라며 "현대차는 일부 기술이 노출될 것을 전제로 생산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정일 기자 jayle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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