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지역 이용률 68%에 그쳐...건물주들 비용 아끼려 고의 폐쇄 많아...제도 개선 등 대책 마련 필요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 지난 3일 저녁 인천 부평의 한 상가를 찾은 김 모(38)씨는 주차하는 데 30분이나 걸리는 등 애를 먹었다. 건물 내 기계식 주차장을 이용하려 했지만 '고장' 팻말이 붙어 있어 바깥의 복잡한 도로에서 주차할 곳을 찾느라 오래 걸렸다. 그런데 알고 봤더니 얼마전까지도 사용해 오던 주차장을 건물주가 "관리비가 많이 든다"며 폐쇄하고 고장 팻말을 붙여 놓았다. 김 씨는 "이럴 거면 왜 기계식 주차장을 만들어 놓았는지 모르겠다. 일부러 사용을 못하도록 하는 건물주들은 적발해 처벌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시내 대형건물에 주로 설치된 기계식 주차장이 무용지물인 고철덩어리로 전락하고 있다. 건물주들이 건축 허가를 위해 설치해 놓고선 정작 비용 절약을 위해 사용을 기피하는 바람에 애꿎은 이용객들만 주차난에 시달리고 있다. 4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내 상가 등 대형건물에는 '주차장법'에 의거해 의무적으로 기계식 주차장이 설치돼 있다. 주차 등 교통수요를 유발해 해소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상당수의 기계식 주차장들이 고장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용의 불편 및 관리비 절감 등을 이유로 건물주들에 의해 고의적으로 폐쇄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지난 2월 말 기준으로 인천 지역에는 총 1147개의 기계식 주차장이 설치돼 있는 데 이중 792개만 사용되고 379개는 폐쇄돼 있어 이용률이 68%에 그쳤다.지역별로는 남구가 가장 이용률이 낮았다. 213개 중 149개가 미사용돼 이용률이 30%에 그쳤다. 연수구도 114개 중 74개가 폐쇄돼 있어 35%만 이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동구가 62%(13개 중 5개 미사용), 중구 67%(49개 중 16개 미사용), 남동구 70%(208개 중 62개 미사용), 서구 83%(118개 중 20개 미사용), 계양구 85%(153개 중 23개 미사용) 등의 순이었다.부평구가 92%의 사용률(266개 중 22개 미사용)로 가장 활발히 이용되고 있었다. 대형 건물의 기계식 주차장의 이용률이 낮은 것은 건물주가 건축 허가를 받기 위해 설치해 놓고선 정작 비용 지출을 꺼려 방치해 놓고 있기 때문이다. 기계식 주차장을 사용할 경우 고장 수리비, 관리 인건비, 전기료ㆍ보험료 등의 운영비가 지출되기 때문에 이를 꺼려해 아예 폐쇄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 대부분의 기계식 주차장이 중소형 승용차만 사용할 수 있고 대형 승용차나 SUV 차량은 이용할 수 없다는 점과 건물주들이 관리자를 두지 않아 주차장 이용자들이 기계 작동의 어려움이나 차량 파손ㆍ안전사고 발생 우려 등으로 이용을 기피하는 현실도 이용률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대형건물주들의 기계식 주차장 방치는 결국 불법 주차 등 주차난을 불러와 일반 시민들의 개인적 피해는 물론 도로 정체 등 사회적 피해로 이어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기계식 주차장을 방치해 놓는 건물주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고장 수리 및 정기 점검 의무화 등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며 "중형 보다 대형 기계식주차장 설치를 적극 권장하는 한편 일정 면수이상 관리인 상주ㆍ작동 안내표지판 설치 등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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