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호 회장 '성실과 신뢰 경영철학 이어가길' 두 딸에 당부

왼쪽부터 김은선 보령제약 회장, 김승호 보령제약그룹회장, 후지이 류카쿠산 사장, 김은정 보령메디앙스 부회장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신뢰를 바탕으로 쌓아온 해외 네트워크를 딸들이 더 크게 발전시키리라 믿습니다."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79)이 자신의 후계자 두 명을 해외 비즈니스 무대에 공식 데뷔시켰다. 김 회장은 장녀 김은선 보령제약 회장과 4녀 김은정 보령메디앙스 부회장을 대동하고 21일부터 3일간 일본을 찾았다. 현지 헬스케어 관련 기업인들로 구성된 모임에 참석, 두 딸을 소개하고 그들과의 협력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함이다.김 회장은 "50년 넘게 일본 협력사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온 데는 '성실과 신뢰'로 기업을 이끈다는 철학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런 정신을 딸들이 앞으로 계속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김 회장이 두 딸의 공식 데뷔 무대로 일본을 택한 것은 이 곳 경영인들과의 각별한 인연 때문이다. 1967년 일본 류카쿠산社로부터 용각산 제조기술을 도입한 것은 보령제약 성장의 초석이 됐다. 허허벌판 성수동 공장부지로 일본 경영진을 불러 놓고 "믿음을 가진 사람에게만 보이는 공장이 여기 있다. 기술을 달라"고 했던 일화는 유명하다.45년이 지난 지금 보령제약그룹은 류카쿠산 보다 10배나 큰 회사로 성장했다. 김 회장은 "돌이켜 보면 그 때 류카쿠산 사람들이 나를 믿어준 게 참으로 신기한 일이었다"며 "기업 경영에 있어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계기였다"고 회고했다. 이 날 일본에선 의미 깊은 행사가 하나 더 열렸다. 류타 후지이 류카쿠산 사장이 김 회장의 자서전을 일본어판으로 출간하기로 하고 기념회를 연 것이다. 자신의 선친과 인연을 맺은 김 회장의 경영철학을 일본에 널리 알려야 한다는 취지에서다.후지이 사장은 "믿음으로 맺어진 양사의 인연이 후대까지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날 행사에는 류카쿠산 원로 직원들이 수십 년 만에 재회한 김 회장과 얼싸안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보였다.이를 옆에서 지켜본 김은선 보령제약 회장은 "아버지 밑에서 20년째 경영을 배우고 있지만 아직도 한참 더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나도 20년 후 이렇게 존경받는 기업인이 되도록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보령제약은 최근 고혈압 신약 '카나브' 개발에 성공하면서 제2의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상태다. 김 회장이 '허허벌판'에서 기업을 일궜다면, 보령제약을 세계적 제약사로 발전시킬 책임이 두 딸에게 부여된 것이다.김은선 회장은 "카나브는 아버지가 만들었지만 큰 제품으로 키울 책임은 나에게 있다"며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크게 세운 목표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에 김승호 회장은 "(두 딸이) 아이디어도 좋고 나보다 훨씬 낫다. 경영을 체계적으로 배워 잘 하고 있고 아주 만족하고 있다"며 딸들을 거들었다. 도쿄=신범수 기자 answ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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