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망]파죽지세가 꺾이면...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유비, 관우, 장비의 도원결의와 제갈량의 신출귀몰한 전략으로 잘 알려진 중국 삼국시대를 통일한 나라는 조조의 위나라를 승계한 진(晉)나라다. 이 진나라의 장수 두예(杜預)가 오(吳)나라를 쳐서 삼국시대의 막을 내리고 천하통일을 이룰 때의 일이다. 출병한 이듬해 음력 2월, 무창(武昌)을 점령한 두예는 휘하 장수들과 오나라를 일격에 공략할 마지막 작전회의를 열었다. 이때 한 장수가 '곧 강물이 범람할 시기가 다가오고, 또 언제 전염병이 발생할지 모르니 일단 후퇴했다가 겨울에 다시 공격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했다. 그러자 두예는 단호히 명령조로 대답했다. "지금 우리 군사들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듯이 높다. 그것은 마치 '대나무를 쪼갤 때의 맹렬한 기세(破竹之勢)'와 같다. 대나무란 일단 쪼개지기만 하면 그 다음부터는 칼날을 대기만 해도 저절로 쪼개지는 법인데, 어찌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단 말인가." 두예는 곧바로 군사를 재정비해 오나라의 도읍인 건업(建業)으로 진격, 그야말로 파죽지세처럼 몰아쳐 단숨에 건업을 함락시켰다. 진서(晉書) 두예전(杜預傳)에 나오는 '파죽지세' 이야기다. 파죽지세로 2100선을 넘었던 증시가 단 한차례의 조정으로 예기가 꺾였다. 단기과열로 인한 조정의 필요성을 얘기하던 전문가들은 막상 지수의 조정폭이 예상을 넘어 2000선까지 쉽게 뚫리자 보수적으로 돌아섰다. 전날 장에서 급락했던 대형주들을 중심으로 지지선을 확인하고 급반등했지만 이를 추세복귀로 보는 전문가들은 드물다. 지지선 확인에는 의미를 뒀지만 차례로 무너졌던 20일 이동평균선선과 60일 이동평균선을 새로운 저항선으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당장 2024선에 있는 60일선 돌파를 확인하자는 분위기다. 전날 마감지수는 2014.59였다. 전날의 반등 분위기가 이어지기만 한다면 순식간에 뛰어넘을 지수대지만 한번 꺾인 자신감은 불과 10포인트 상승도 장담할 수 없게 된 듯 하다. 전문가들이 이처럼 보수적으로 돌아선데는 이유가 있다. 기술적으로 일단 최근 급락으로 지수가 상승추세선을 이탈했다. 물론 급반등세가 이어진다면 일시 이탈 후 복귀가 되겠지만 이의 확인 과정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외국인이 전날 순매수로 돌아섰다지만 3일간 2조원 이상 되던 순매도 규모를 감안하면 340억원의 순매수는 매수세 전환이 아니라 매도세 진정으로 해석하는 게 합리적으로 보인다. 전날 코스피뿐 아니라 신흥국 증시들이 동반 급등했다지만 아직 선진국 중심인 시장 흐름 등을 감안할 때 외국인이 바로 적극적인 매수세로 돌아설 지는 미지수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지수상승보다는 박스권 등락을 염두에 둔 단기트레이딩 전력이 유리하다. 전날 IT 등 일부 대형주들이 반등한 것처럼 지지대를 확인한 대형주에 대한 접근이 유효한 시장이다.동양종금증권은 금융업종에서 KB금융, 전기전자에서 삼성전자 하이닉스, 운송장비에서 기아차 현대차, 화학업종에서 LG화학을 이같은 종목이라고 꼽았다. 우리투자증권은 아직은 기술적 반등국면이라는 점을 감안해 2,040에 근접할수록 실적모멘텀이 유효한 종목군을 중심으로 다시 종목을 슬림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중소형주는 이날 대부분 4분기 실적발표가 이루어지며 실적에 따른 옥석이 가려질 것이라는 점에서 실적모멘텀에 따른 선별적인 저점매수 기회를 노려 볼 만하다고 조언했다.한편 이날 새벽 미국증시는 이집트 사태 진정과 중국의 수출 증가 소식에 나스닥과 S&p500 지수가 상승마감했다. 그간 랠리를 보여온 다우지수는 소폭 밀렸다.상승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전장 대비 3.17포인트(0.24%) 오른 1332.32에, 나스닥지수는 7.74포인트(0.28%) 상승한 2817.18에 장을 마감했다. 다만 최근 랠리 부담에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07포인트(0.04%) 하락한 1만2268.19에 거래를 마쳤다. 전필수 기자 philsu@<ⓒ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증권부 전필수 기자 philsu@ⓒ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