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상욱 기자] 김황식 국무총리가 자유무역협정(FTA)의 장점을 설파하며 한-미 FTA를 빨리 발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자 조순 전 경제부총리가 '과유불급'이라며 FTA를 보류해야 한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10일 오전에 열린 인간개발연구원 창립 기념 포럼이 설전의 장이 됐다.이날 김황식 총리는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연구원 창립 36주년 기념 포럼에 참석, 강연을 했다. 강연의 주된 내용은 FTA 추진이었다.김 총리는 "한-미 FTA, 한-EU FTA를 통해 경제영토가 넓어져 경제대국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며 "우리나라는 GDP에서 80%에 달하는 무역의존도를 갖고 있는 나라라 FTA는 우리의 경제영토를 넓히는 첨병"이라고 말했다.또 김 총리는 "국내에서 한-미 FTA 를 갖고 많은 의견이 엇갈리고 있지만 찬성 국민 비율이 월등히 앞서있는 상황"이라면서 "FTA는 분명히 우리로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요소"라고 강조했다.반면 그는 추가 협상과 관련, 여러 논란이 있지만 양국이 서로 양보하고 서로 수용 가능한 범위에서 이익균형을 맞췄다면서 FTA를 확정지지 않고 생기는 여러가지 문제나 혼란을 생각한다면 하루 빨리 이 문제를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하게 주장했다.총리 발언 뒤 경제부총리를 지냈던 조순 인간개발연구원 명예회장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모든 정책은 음이 있고 양이 있는데 FTA 문제도 그렇다"며 "수출입은 늘겠지만 이와 관련 없는 사람들은 설 수 있는 입지가 줄어든다"면서 운을 떼었다.이어 조 회장은 "단순히 경제 이익만 아니라 관세 철폐는 FTA가 확대되면 될수록 일국의 경제 정책 여지를 축소한다"면서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듯 (FTA를 보류해) 다소 경제 정책의 여지를 남겨두는 선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반박했다.이와 함께 조 회장은 "그렇게 좋은 것이면 미국, 일본 등은 왜 우리처럼 FTA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느냐"며 "FTA가 너무 지나치면 방파제 없는 항구가 된다"고 말했다.한편 이날 포럼에 FTA 민간대책 위원장으로 참석한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FTA를 하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부분이 있어 방파제 없이 가서는 안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수입이 급증할 경우 미래적 장치로 세이프가드가 준비돼 있는 등 국내적 조치가 이뤄지고 있고 무조건적으로 개방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조 회장의 발언에 대해 다른 의견을 내놨다.황상욱 기자 ooc@<ⓒ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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