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기업] '저단백밥·특수분유' 교과서에 실린 이유

희귀질환 환자 위해 개발만들수록 손해 보는 장사이윤 추구 넘어 사회공헌[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기업의 존재 이유가 '이윤 추구'라는 점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에 기업들은 소비자들에게 팔릴 만한 상품을 개발하고 이를 사게끔 만들기 위해 마케팅력을 쏟아 붓는다. 하지만 국내 식품기업 중에는 만들면 만들수록 손해이고 손익분기점을 넘길 날이 결코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소수의 소비자만을 위해서 상품을 만들어내는 기업들이 있다. 바로 CJ제일제당,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이 그 주인공이다.

CJ제일제당 햇반 저단백밥

CJ제일제당은 2009년 10월부터 국내 200여명에 불과한 선천성 대사질환아들을 위해 '햇반 저단백밥'을 내놓고 있다. 이 제품은 단백질을 섭취하면 뇌 기능에 장애를 일으키는 희귀성 대사질환자를 위해 밥 속의 단백질을 10분의 1로 줄인 기능성 즉석밥으로, 국내에 단 200여명 뿐인 희귀질환자를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 만들어졌다. 햇반 저단백밥은 단백질을 제거하면서도 밥맛은 살려 '페닐케톤뇨증(PKU)'을 포함한 국내 약 200여명의 희귀질환자에게 소중한 먹거리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환아들의 햇반 저단백밥 소비 수요가 급증하자 올 5월부터는 지속적인 손해의 확대를 감수하고 생산물량을 두 배로 늘려 공급하고 있다.매일유업은 올해로 12년째 손해 보는 장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는 1999년부터 선천성 대사 이상 질환 영ㆍ유아를 위한 특수분유 8종을 국내 순수 자체 기술로 제조하고 있다. 기업의 이윤 추구 면에서 살펴보면 특수분유는 제조할수록 손해다. 매일유업이 해마다 생산하는 선천성 대사 이상 분유 캔 수는 2만캔에 이르지만, 팔린 것은 한 해에 2500캔 조금 넘을 정도에 그치고 있기 때문. 나머지 1만7500캔은 폐기 처분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매일유업이 후원하고 있는 난치성 질환인 페닐케톤뇨증(PKU)를 앓고 있는 환아를 위한 가족캠프 행사가 올해로 11년째를 맞았다. 지난해에는 CJ제일제당과 함께 행사를 지원해 더욱 특별한 감동을 선사했다.

또 매일유업은 매년 선천성 대사 이상 환아와 가족을 위한 'PKU 가족캠프'를 후원하고 있다. 이밖에 알레르기나 급성ㆍ만성 설사, 미숙아 그리고 각종 간질환 환아를 위한 특수유아식의 개발과 판매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남양유업도 난치성 소아간질치료용 액사 특수조제식 '케토니아'를 개발ㆍ보급하고 있다. 이 제품은 딱딱한 음식 섭취가 어려운 영유아들이 쉽게 섭취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항 간질효과도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남양유업은 여기서 더 나아가 생활고로 치료가 어려운 환아들을 대상으로 케토니아 등 특수분유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 나눔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또 저체중아나 미숙아를 위한 '미숙아분유', 알레르기성 질환 등으로 고통받는 아기들을 위한 '호프알레기', '호프닥터' 등 다양한 질환에 대한 특수분유를 개발해 저가로 보급하고 있다.이처럼 '착한 상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의 노력은 착한 소비와 관련한 기업의 사회공헌 사례로 선정돼 올해부터 고등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에까지 실리게 됐다. 우리 주변에서 익숙하게 접하는 브랜드의 재능기부 사례를 통해 이웃과의 나눔, 사회공헌활동이 동떨어지거나 어렵기만 한 게 아니라는 것을 학생들에게 전하기 위해서 관련 내용을 포함하게 됐다는 것이 출판사인 교학사 측의 설명이다.조강욱 기자 jomaro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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