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국제도시 캠퍼스 조성 약속한 대학들 최근 회의적으로 돌아서...'캠퍼스 조성 비용까지 내놔라'
국내 유명대학들이 입주 예정인 송도 5,7공구 전경.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인천 송도국제도시 입주 예정 대학들이 싼 값에 땅을 받은 것도 모자라 차일피일 공사를 미루면서 아예 캠퍼스 조성 비용까지 요구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캠퍼스 조성을 약속하고 땅을 배정받은 국내 대학들이 최근 슬슬 발을 빼고 있다.시는 지난 2005년 이후 인구 유입ㆍ상권 활성화 등 송도국제도시 개발 촉진을 위해 국내 유명 대학들의 캠퍼스 유치를 적극 추진해왔다. 시는 이를 위해 대학들에게 막대한 특혜를 제공했다. 연세대가 가장 큰 수혜를 입어 송도 7공구에 181만㎡의 넓은 땅을 3.3㎡ 당 50만원대로 거저 얻다 시피했고 6500억원에 달하는 캠퍼스 건립비용까지 지원받았다. 이후 송도 땅 값이 치솟자 너도나도 송도에 입주하겠다는 대학들이 줄을 이었다. 시는 이들 대학 중에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한 곳들을 골라 5개 대학에게 송도 5공구의 땅을 싼 값에 배정했다. 인하대(22만5000㎡), 고려대(8만3000㎡), 홍익대(7만7000㎡), 한국외국어대(5만㎡), 재능대(3만6000㎡) 등에 3.3㎡당 158만2000원에 공급해줬다. 송도의 땅 값이 감정평가 기준 1000만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인하대와 재능대를 제외한 나머지 고려대ㆍ홍익대ㆍ외국어대 등이 공사 캠퍼스 조성 작업에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각 대학들은 각자 내부 사정을 이유로 들고 있다. 고려대의 경우 2월 말 총장이 교체될 예정이어서 그 후 오는 4월까지는 추진 여부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홍익대와 한국외대 등은 "건립 의지는 있지만 재정 여건이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 대학들의 속내는 '연세대 수준의 특혜'라는 게 시 안팎의 전언이다. 연세대처럼 캠퍼스 인근에 아파트ㆍ상업시설을 지어 분양한 수익금으로 캠퍼스를 짓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실제 해당 대학 한 관계자는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시에 연세대와 같은 수준의 지원을 요구했지만 아직 답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연세대보다 3배나 땅 값을 더 줘야하고 주변 개발도 미진해 면학 분위기 조성도 힘들고, 학내 구성원간의 합의도 안 된 상태"라며 "아직 땅만 받기로 약속만 한 상태며, 캠퍼스 조성을 위한 구체적 일정이나 계획이 나온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인천 지역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는 얼른 땅을 달라고 하더니 이제 와서는 공사비까지 내놓으라고 하고 있다"며 "진리의 상아탑이라는 대학들이 물에 빠진 사람을 건져 놓으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식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김봉수 기자 bs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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