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님의 책 11편]유엔미래보고서 “미래를 살피며 현재를 설계한다”

조무제 울산과학기술대학교 총장

[총장님의 책 11편]유엔미래보고서 “미래를 살피며 현재를 설계한다”조무제 울산과학기술대학교 총장이 말하는 책 ‘유엔미래보고서 3’지난 3일 울산의 UNIST(유니스트) 총장실에서 만난 조무제 총장(사진)은 최근 미래의 메가트렌드와 관련된 책들을 읽고 있다고 했다. 대학을 이끌면서 어떤 분야에 집중해야 할지를 공부하고 있다는 얘기다. 책을 한 권 추천해달라는 말에 조 총장은 주저없이 책상 위에 놓인 '유엔미래보고서 3(교보문고)'를 내밀었다. 책을 앞에 놓고 우리 사회의 미래를 준비하는 대학의 사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어떤 내용의 책인가.▲ 미국 워싱턴에 있는 글로벌 미래연구 싱크탱크 '밀레니엄 프로젝트'가 각 분야별로 10년 후를 예측해 유엔 등에 내는 보고서의 내용이다. 국제사회에 필요한 장기적인 미래문제와 기회, 도전, 정책 및 전략 등을 다뤘다. - 왜 이 책인가. 책에서 어떤 부분에 주목하셨나. ▲ 간단하다. 미래를 봐야 한다. 농화학, 생명공학 전공자로 한 분야만 파고들 때는 그 분야에서 열심히만 하면 됐다. 이제는 입장이 다르다. 다양한 분야를 담은 대학을 이끌어야 한다. 사실 내가 보는 성공의 비결은 간단하다. 잘 선택하고 집중해서 꾸준히 오랫동안 밀어붙여야 한다. 결국 우리 대학 각 분야 분야가 어떤 부분을 선택해서 집중해야 할지를 정확히 짚어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자면 미래에 대한 공부는 아무리 해도 부족하다. 이 책에서는 앞으로 중요해질 과학기술 분야에 우선 관심이 간다. 이 책은 10년 후 세계가 '기후와 에너지'라는 화두로 재편된다고 내다보고 있다. - 간단하면서도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자면.▲ 이 책에서 얘기하는 미래는 이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듯 하다. 에너지·환경·네트워크·생명연장과 삶·탈정치화. 이 가운데 에너지와 환경은 맞물려있다. 온난화되고 자원은 고갈된다. 이산화탄소와 공해를 발생시키지 않는 깨끗한 에너지, 지속가능한 에너지의 필요성은 미래의 기술ㆍ과학ㆍ산업을 지배한다. 스마트폰, 웹2.0, 소셜네트워크. 이제 네트워크의 발전은 가속도가 붙었다. '오프라인'의 의미가 사라진다고 할 정도로 인터넷을 활용한 네트워크는 힘이 세진다. 이런 흐름은 클라우드 컴퓨터와도 연결된다. 인간의 생명 연장도 많은 것을 변화시킨다. 의학과 생명공학의 발전은 삶에서 직업, 은퇴 등의 의미를 바꿔놓을 수 밖에 없다. 탈정치화는 국가보다는 도시와 경제 공동체, 정당보다는 NGO와 직접 투표라는 말로 정리될 수 있다. 전체적으로는 지속적인 인구 증가가 바탕이 된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한편, 교육에 관한 예측도 눈길을 끈다. 기술의 발전은 교육을 컴퓨터와 비디오게임으로 진행하도록 만든다. 최신 기기, 디지털 장비들로 교육이 이뤄진다. 하지만 2020년의 학교에서도 손으로 문장을 직접 쓰고 모니터가 아닌 책을 들여다보는 풍경은 사라지지 않으리라는 예측이다. '속도가 빨라지면 생각은 짧아진다'는 걱정이다. 오래된 것들에서 깊은 것들이 나올 수 있다. - 대학이 미래 성장 동력의 원천이라는 의무감을 가지고 계신 것 같다.▲ 그렇다. 미국을 보라. 결국 대학에서 힘이 나온다. 실리콘 밸리도 결국 스탠포드와 UC버클리를 필요로 한다. 일단 대학이 기본 연구를 통해서 찾아내고 개발해야 다가올 세기의 동력을 찾을 수 있다는 것만큼은 틀림없다. 물론 처음에는 어떤 발견과 기술이 어느 정도의 파급효과를 가져올 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런 가능성을 던져줄 수 있는 게 대학의 힘이다. - 이런 예측을 바탕으로 유니스트는 어떤 분야에 집중하고 있나. ▲ 우선 에너지 분야다. 원자력 분야를 새롭게 육성하고 있고 2차 전지 분야는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원자력은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는 영역이고, 2차 전지는 생산한 에너지를 효율적이고 깨끗하게 활용하는 영역이다. 지금 40세인 사람은 기대수명이 90세를 넘어서는 세대다. 막스 플랑크 연구소 유치를 통해 줄기세포 분야 연구도 육성하려 하고 있다. 그래핀 연구센터, 맞춤형 의료 진단을 위한 나노생명과학 기술개발 등은 이미 성과를 내고 있다. - 지금 집중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분야 이후에는 어떤 분야가 뜰 것이라 보는가.▲ 지금 전혀 주목받지 않는 분야를 짚어내기는 힘들다. 아직 비교적 관심이 적은 분야라면 뇌공학, 노화와 바이오 분야, 로보틱스 분야를 들 수 있다. 다양한 영역이 결국 인체의 뇌공학에서 만나게 된다. 또 노화와 바이오 연구 등은 앞으로도 갈수록 활발해질 것이다. 이에 따라 수명이 길어지고 스마트 홈이 구성되면 생활로봇, 메디컬 로봇 등이 필요해질 수 밖에 없다. 이들 분야에서도 다른 대학들과 경쟁하고 싶다.

유엔미래보고서 3(교보문고)

울산=김도형 기자 kuerte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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