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예산파동 작전명은 '모르쇠'?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한나라당이 침묵 모드에 들어갔다. 새해 예산안 강행 처리에 따른 후폭풍에 직면하면서 당 지도부가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당 안팎으로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당 지도부는 '버티기'로 일관하는 모양새다. 한나라당은 15일 매주 수요일마다 진행하던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취소했다. 전날 원내대책회의가 취소된데 이어 이틀째 오전 회의가 열리지 않는 것은 이례적이다. 한나라당은 금요일을 제외한 주중에는 당 지도부 회의를 개최해 왔다. 이는 현재 상황에서 회의가 열릴 경우 예산 파동에 대한 언급이 불가피하고, 당내 갈등이 고스란히 노출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선 홍준표 최고위원이 '여권 재편론'을 거론하며 사실상 안상수 대표의 책임론을 제기한 바 있다. 또 이날 회의에선 예산파동과 관련 당 지도부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당 지도부가 침묵하고 있는 가운데 당 정책위원회 등 정책라인 중심으로 예산파동에 대한 적극적인 해명 작업에 들어갔다. 한나라당 보건복지위원들은 전날 기자회견을 갖고 "복지예산의 경우 올해 보다 2조3661억 증액했다"고 설명했다. 당 정책위도 같은 날 보도자료를 내고 민주당의 서민복지예산 삭감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론을 폈다. 국회 예결위 한나라당 계수조정소위원들은 이날 중으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예산 심의 과정 등에 대해 설명한다. 그러나 당 안팎에선 안상수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이 여전히 높다. 고흥길 정책위의장의 사퇴로 이번 예산파동을 진화하려한 당 지도부의 미숙한 대응에 대한 비난과 안상수 대표의 사퇴론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안상수 대표는 전날 권영세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더 이상의 당.정 문책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이번 예산파동의 중심에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이 있는 만큼 이 의원에 대한 용퇴론도 재거론되고 있다. 이 의원의 지역구에 예산이 편중된 이른바 '형님예산' 논란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작년에도 나왔고, 재작년에도 나온 것이다. 왜들 이러느냐"면서 "(포항 예산은) 전체 철도 예산의 5%밖에 안 된다"고 반박했다.한편, 당내 개혁성향의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은 이날 여의도 인근에서 김무성 원내대표와 오찬을 함께한 뒤, 예산파동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결과가 주목된다. 지연진 기자 gy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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