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건 '자존심은 지켜가며 연기하고 싶다' (인터뷰①)

[스포츠투데이 이은지 기자]장동건은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다. 국내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진 그는 해외 영화에도 출연하면서 커리어를 넓혀갔다. 다양한 캐릭터를 맡아 연기해왔지만 평범한 모습은 볼 수 없었다. 또 다작을 하진 않는다. 영화 '워리어스 웨이' 개봉을 앞두고 23일 아시아경제신문 스포츠투데이와 인터뷰를 가진 장동건은 연기자로 살아가는 몇 가지 신념을 솔직하게 전했다.◆ '대작'이 작품 선택의 기준은 아니에요최근 장동건은 대작에만 얼굴을 내밀었다. 그로인해 작품수는 줄어들었고 일각에서는 그의 작품수에 대하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그는 "다작을 하겠다고 마음 먹었지만 내 뜻대로 되는 게 아니더라"고 말했다."'굿모닝 프레지던트'를 찍은 후 다작을 하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하지만 그게 제 맘대로 되는 건 아니잖아요. '워리어스 웨이'도 그렇고 '마이웨이'도 마찬가진데 긴 시간이 걸리는 대작들이잖아요. 의도적으로 대작을 선택한건 아니에요. 대작이 작품선택의 기준이 아니듯이 시간이 오래 걸리는 대작이라고 해서 안할 이유도 없죠. 공교롭게 마음에 드는 작품들이 대작이었을 뿐이에요."국내에서 그의 자신이 원하는 작품에만 출연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원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는 그에게도 아쉬운 점이 있었을까. 대답은 "그렇다"였다. 그가 아쉬운 점은 '20대의 장동건'이었다."지금보다 어렸을 때, 20대 시절에 의도적으로 피해왔던 작품이나 역할들에 대해 지금 아쉬움이 남기도 해요, 저의 출연작품들을 보면 20대의 장동건이기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것들이 없어요. 그때는 치기어린 것이 있었던 것 같아요. 20대의 저는 그런 것을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 같아 아쉬워요. 10년 후에는 이런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열심히 해야죠."
◆ "50대의 장동건, 한 청년의 아버지 역할을 할 수도 있지만..."현재 30대 배우 장동건이지만 그에게도 40대, 50대가 올 것이다. 그 나이가 되면 많은 배우들은 '누구누구의' 아버지나 어머니 배역을 맡는다. 하지만 아버지 장동건의 모습은 쉽게 그려지지 않았다. 당사자인 그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배우로서 상황과 나이에 맞는 매력이 있잖아요. 많은 시간이 흐른 뒤 아름다운 청년의 아버지 역할을 하는 모습을 그려본 적은 있어요. 꼭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그 역할이 저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이라면, 제가 연기 하는 게 가장 훌륭한 선택이라면 하겠다는 거죠. '꼭 장동건이어야 한다'는 자존심은 지킬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 누군가의 아버지 역할도 할 수 있어요. 그런 자존심은 지켜가며 연기활동을 하고 싶어요."1992년 MBC 21기 공채 탤런트로 연예계에 첫발을 내딛은 장동건. 배우로 살아 온지 20년이 다 되어 간다. 인생의 반평생을 '배우'라는 이름을 달고 살아온 그에게 있어서 '성공'과 '목표'는 어떤 것일까. 그에게서는 "배우로서 목표는 항상 달라진다"는 답이 흘러나왔다."배우마다 가치가 다르잖아요. '상'이 목표인 사람도 있지만 저에게 있어서 상은 자신감을 주는 존재에요. 남우주연상을 받고 자부심을 갖게 됐고 자신감이 많이 생긴 건 분명하니까요. 그렇지만 그것이 목표고 성취일지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죠. 시간이 지나고 수상자를 기억해주는 사람은 드물어요. 자신만 알고 있는 거에요. 배우로서 목표는 항상 달라져요. 20대의 장동건과 30대의 장동건이 다른 게 당연하듯, 배우는 항상 새로운 것이라 생각해요."목표를 한마디로 규정짓기는 힘들다. 배우라는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는 장동건에게만 해당되는 건 아니다. 모든 사람들이 하나를 목표를 이뤘을 때 또 다른 목표를 세운다. "항상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다르고 할 수 있는 것도 달라진다"고 말하는 그는 목표를 한마디로 말하진 못했지만 '새로운 배우'라는 누구보다 확실한 목표를 지니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해외 진출'이라는 말에 "'진출'이라는 단어가 썩 와 닿지 않는다. 내가 하는 영화들의 연장선일 뿐이다"고 차분하게 말한다. '워리어스 웨이'는 그에게 있어 '새로운'것 중 하나인 것이다. 많은 작품에서 장동건을 만날 수 없지만 아쉽지는 않다. 언제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투데이 이은지 기자 ghdpssk@스포츠투데이 사진 이기범 기자 metro83@<ⓒ아시아경제 & 재밌는 뉴스, 즐거운 하루 "스포츠투데이(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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