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실험용 더미 가격은 무려 13억원

임산부, 6개월된 더미도 눈길

건장한 성인 남녀 더미부터 6개월된 아기 더미까지 자동차 회사에는 각양각색의 차량 충돌용 인형이 구비돼 있다.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차량 시험용 더미(Dummy)를 아시나요.'차량 충돌 시험에 흔히 등장하는 인형인 '더미'. 안전한 차를 만드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에 대한 관심은 사실 거의 미미하다.하지만 자동차 회사들은 본제품인 차 뿐 아니라 더미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실제 인간과 가까운 더미일수록 각종 실험에서 효과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차량 안전이 자동차 판매와 직결되면서 더미를 이용한 실험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지난 4일 방문한 토요타 히가시후지연구소에서 더미를 가까이 접할 기회가 있었다. 더미의 세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크다. 차량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각양각색인 만큼 더미도 다양하다. 연구소에는 성인 남녀를 비롯해 65세 이상의 노인, 어린이, 심지어 6개월된 아기와 임산부의 더미도 마련돼 있다. 임산부 더미에는 태아도 만들어져 있다. 이외에 자동차와 사람 하체 충돌을 연구하기 위해 다리부분만 만든 더미도 있다.이 인간 모양의 플라스틱 가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한켠에 세계에서 20개만 존재한다는 차세대 더미가 있었는데, 가격이 일본돈으로 5000만엔, 우리돈으로 환산하면 약 6억8000만원에 달했다. 차세대 월드더미는 1억엔(우리돈 13억7000만원)이다.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더미 역시 개당 1500만엔에 달했다. 더미 가격은 플라스틱이 아니라 그 안에 들어가는 계측기라는 정밀기기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보다 인간과 가까운 정교함이 엿보일수록 값이 비쌌다. 차세대 더미의 경우 인간의 갈비뼈를 재현한데다 목 부위의 복잡한 형상을 고스란히 표현했다. 또 복부 상해 정도도 파악할 수 있다. 한편 토요타 연구소에는 충돌시 가슴부위의 압박 정도를 측정하는 시스템이 별도로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기다란 쇳덩이 앞에 더미의 가슴 부위를 오게 한 후 초당 6.7m의 속도로 내리쳐 상해 여부를 측정한다. 더미로 실험하기 전에는 죽은 시신을 이용하기도 했다.실험을 많이 거치거나 불량인 더미는 한곳으로 모아진 후 폐기처분된다. 인간의 모습과 흡사해선지, 다소 연민이 느껴지기도 했다.

일본 토요타 직원이 충돌시 흉부 압박 테스트에 더미를 이용하고 있다.

최일권 기자 igcho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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