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때문에'…기대와 우려 엇갈리는 통신사들

무선인터넷·평균 매출 늘었지만 투자·마케팅 비용 부담도 커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3분기 실적 발표를 마무리했다. 두 회사의 3분기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스마트폰'이었다. SKT는 스마트폰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가입자당 평균 매출은 늘었지만 네트워크 투자와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이 줄어들었고 LG유플러스는 스마트폰 제품군의 부재로 가입자 이탈과 함께 영업이익이 86.8% 급감했다. 아직 실적발표전인 KT는 3분기 아이폰4 출시가 지연되면서 지난 2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KT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가 KT '아이폰'의 대항마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스마트폰 가입자를 늘리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3분기 실적이 양호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SKT는 지난 3분기 매출 3조1807억원, 영업이익 519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매출은 4.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6.1%가 줄어들었다.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까닭은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나며 와이파이(무선랜)과 3세대(3G) 무선데이터 설비 등의 네트워크 투자비용이 48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했기 때문이다. 물론 긍정적인 면도 있다. 지금까지 수익이 미비했던 무선인터넷 부문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7681억원을 기록하고 데이터 정액요금제 가입자도 543만명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4분기 스마트폰 가입자 모집을 위한 마케팅 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며 사실상 스마트폰이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이 안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스마트폰 시장 흐름에 동참하지 못한 결과를 3분기 성적표로 고스란히 돌려받았다. LG유플러스는 3분기 매출 2조660억원, 영업이익 238억원을 기록했다. 합병 이후 매출 2조원 시대를 열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6.8%, 94.9%가 감소해 합병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스마트폰을 원하는 가입자가 대거 이탈하면서 LG유플러스의 시장 점유율도 합병 전 18.1%에서 17.9%로 떨어졌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대부분 가입자당평균매출이 높다. 고가의 정액요금제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SKT가 갤럭시S, KT가 아이폰으로 가입자당평균매출이 높은 가입자를 LG유플러스에서 끌어가며 타격을 입힌셈이다. 두 회사의 3분기 성적표를 들여다보면 스마트폰으로 SKT가 수혜를 입었다고 볼 수 있지만 실상 그렇지는 않다. 업계는 스마트폰이 단기적으로 이통3사의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아예 스마트폰 가입자를 배제한다면 현 상황조차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고민도 깊어가고 있다. 이통3사는 스마트폰이 급성장하면서 무선데이터 매출과 가입자당평균매출이 함께 늘어났지만 ▲무선네트워크 투자 부담 ▲마케팅 비용 증가 ▲음성서비스 수익 감소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단기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무료 음성통화와, 영상통화, 문자메시지 서비스가 가능한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들이 늘어나면서 관련 매출도 계속 줄어들 전망이다. 아이폰4의 경우 같은 아이폰4 사용자끼리 무료로 영상통화가 가능한 '페이스타임'을 기본 내장했다. 페이스타임은 애플의 MP3플레이어인 아이팟터치와 노트북PC인 맥북 사용자와 모두 통화가 가능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도 높을 전망이다.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용 무료 통화 애플리케이션 '수다폰'은 9일만에 누적 다운로드 수가 20만건을 넘어서는 등 화제가 되고 있다. 무료로 문자를 주고받는 카카오톡, 엠엔톡 등의 애플리케이션도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들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고가의 스마트폰을 판매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도 골칫거리다. 반면, 내년부터는 스마트폰 가입자들이 실적 향상에 본격적인 기여를 할 것이라는 전망도 대두되고 있다. 이동통신사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활성화로 인해 단기 실적에 악영향을 주는 부분이 있지만 무선데이터 매출의 지속적인 증가와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수익이 늘어나며 실적 향상에 본격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며 "마케팅 비용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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