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 공 넘긴 MB..'개헌, 국회가 중심돼야'

[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이명박 대통령은 3일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국회가 국민 합의를 바탕으로 공론화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서울 G20정상회의와 관련한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최근 정치권의 개헌 논의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그 문제에 대해 직접 관여하고 주도할 생각은 없다. 국회가 중심을 가지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이어 "헌법 개정 문제는 '대통령이 한다. 안한다'고 할 문제가 아니다. 국민과 여야 모두의 이해를 가지고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는 국회가 공론화에 나설 경우 정부 차원에서 뒷받침하겠다는 1일 김황식 국무총리의 대정부질문 답변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정치권이 개헌 논의에서 나설 경우 적극적으로 돕겠지만 불필요한 정치적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언행은 자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개헌 필요성과 관련, 행정구역과 선거구제 개편을 주요 이유로 들었다. 이는 이 대통령이 8.15 광복절 경축사 등 취임 이후 여러 차례 언급한 내용이다. 특히 21세기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행정구역과 선거구제 개편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권과 행정구역상 불일치 문제를 예로 들면서 "매우 비효율적이다. 행정구역 개편은 100년 전에 만든 것으로 그때는 농경지 중심이고 지금은 완전히 다른 상황"이라며 "행정구역 개편은 21세기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촉구했다. 또한 선거구제 개편 역시 우리 정치의 해묵은 과제인 지역감정 해소를 위한 전제조건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지역감정은 아직도 잔존하는데 원인은 정치에 기인한다"며 "일반 국민, 경제하는 분, 일자리를 얻어 열심히 하겠다는 국민은 그런 감정이 없다. 정치적 감정이 지역감정을 유도하고 있다. 선거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구체적인 선거제도 개편 방향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영남과 호남에서 특정정당이 독식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영호남 지역에서 각각 다른 당의 정치인이 나와야 한다"며 "이래야 정치가 전국을 골고루 지역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선거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그동안 지역감정 해소를 위한 선거제도 개편 방안과 관련해 권역별 비례대표제, 독일식 정당명부제, 석패율제 도입 방안 등이 논의되기도 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개헌과 관련 여야 정치권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권력구조 개편 방향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김성곤 기자 skzer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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