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신 제작비 100억원 웃돌아...최첨단 핸들만 3500만원
F1 코리아 그랑프리에 참가하는 르노 F1 머신.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최고 속도가 비행기 이륙 속도와 맞먹는 350km/h.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 시간은 겨우 1.7초. 200km/h 속도로 달리다가 멈추는 데는 2.9초….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스포츠인 F1(포뮬러원) 그랑프리는 최첨단 자동차 기술의 향연이다. F1 자동차를 '차'가 아닌 '머신'이라고 부르는 까닭이다. 가격은 오죽할까. 보통 1대를 제작하는데 100억원 정도를 쏟아붓는다. 1억원짜리 현대 에쿠스를 100대 정도 살 수 있는 어마어마한 돈이다.월드컵ㆍ올림픽과 함께 지구촌 3대 스포츠로 인기를 누리는 F1 그랑프리가 오는 10월 22~24일 전라남도 영암에서 펼쳐질 예정인 가운데, 100억대원의 몸값을 자랑하는 머신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F1 머신은 국제자동차연맹(FIA) 규정에 따라 100% 수작업으로 제작된다. 4개의 바퀴가 밖으로 노출되고 앞뒤로 날개를 편 모습이 얼핏 전투기를 닮았다. 앞뒤 날개는 비행기 날개를 뒤집어놓은 형태로, 공중에 뜨기 위한 비행기와 달리 머신을 땅에 착 달라붙도록 해준다. 운전석은 전투기 조종석이란 뜻의 '콕핏(Cockpit)'이라고 부른다. 머리만 살짝 나오고 다리는 머신 앞부분에 위치한다. 다만, 공간이 비좁은 데다 지열로 인한 온도 때문에 드라이버들은 '열과의 전쟁'을 치러야 한다.엔진은 드라이버 뒤에 위치한 미드십 엔진으로 후륜 구동이다. 미드쉽이란 선박 엔진이 선체 중심에 위치한 것을 일컫는 말로, 무게 배분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대부분 V형 8기통 2400cc급 엔진을 사용한다. 쏘나타와 같은 배기량에 실린더가 4개나 더 있는 셈이다. 엔진 힘은 780마력에 달하며, 최대 엔진 회전수는 1만8000rpm으로 제한한다.연료는 무연휘발유로 일반 승용차 연료와 차이가 없지만 혼합비가 약간 다르다. 주유는 탱크내 공기를 빼내면서 동시에 넣는 방식이다. 50리터를 주유하는데 보통 5초 정도 걸린다. 올해부터는 중간 급유가 금지돼 처음 주유한 250리터로 300km를 달려야 한다.타이어는 엔진과 함께 머신의 성능을 좌우하는 양대 축이다. 타이어 상태에 따라 경주 결과는 달라진다. 약 2시간에 걸쳐 가속과 제동을 반복하며 300km 거리를 달려야 하는 만큼 타이어 소모는 엄청나다. 따라서 경기 중 한번은 타이어를 갈아야 한다. 물론 이 시간도 경기에 포함되므로 이를 단축하기 위한 반복 연습이 철처하게 이뤄진다. 타이어는 휠을 포함한 무게가 15kg 안팎이다. 일본의 브리지스톤사가 제공하는 경주용 슬릭 타이어를 애용한다. 표면은 무늬 하나 없이 밋밋하다. 접지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비가 오거나 노면이 젖었을 때는 각각 웨트 타이어와 인터미디에이트 타이어로 바꿔 사용한다. 스티어링휠은 일반 자동차보다 복잡하다. 기어단수, 랩타임, RPM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장치들이 빼곡히 들어 있다. 탄소섬유로 제작해 무게는 1.3kg에 불과하지만 매우 튼튼하다. 가격이 무려 3500만원에 달한다.브레이크 디스크는 탄소섬유로 만든다. 섭씨 700~800도의 고온에서 제 성능을 발휘해야 하므로 이 온도를 넘어가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드라이버의 능력이다. 머신은 전체 무게가 드라이버를 포함해 최소 620kg에 불과하다. 국민 경차인 티코(650kg)보다도 가볍다. 덕분에 1마력당 폭발적인 에너지를 발산해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이정일 기자 jayle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이정일 기자 jaylee@<ⓒ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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