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포스코의 대우인터내셔널 인수(M&A)로 인해 하반기 '빅딜' 중 하나가 무사히 끝났다. 하지만 여전히 M&A 시장 환경은 매물은 많은데 매수자가 없는 '바이어스 마켓(buyer's market)'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계속 매각이 무산된 대형 기업들은 어떻게든 매각을 성사시키려 하지만 '승자의 저주'와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매수 여력이 있는 기업들도 몸을 사리는 형국이다. 금융당국이 지난 해 우선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4개 기업 중 대우인터내셔널, 대우일렉 2개 기업만이 매각됐거나 매각 상대자와 협상 중이다. 반면 대우조선해양, 하이닉스는 여전히 매수자를 찾지 못한 채다. 30일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캠코와 대우인터내셔널 지배지분에 대한 주식매매계약을 맺은 자리에서 대우조선해양 인수 의사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인수 계획이 없다"고 못박았다.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논의는 한참 지나서야 가능한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유력 인수 후보 중 하나였던 포스코의 이같은 반응에 대해 업계에서는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하고 바로 대우조선을 인수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당분간 대우조선해양의 매각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미 재매각 일정도 연말로 미뤄졌고, 비자금 비리 의혹까지 겹쳐 당분간 내우외환에 시달릴 전망이다. 2차에 걸친 매각이 무산돼 결국 채권단이 블록세일(지분 쪼개 팔기)에 나선 하이닉스는 매각에 대한 '루머'는 나돌지만 구체적인 잠재 매수자가 없다. 자금과 시너지 측면에서 가장 강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LG마저도 인수설이 나올 때마다 부인을 거듭하고 있다. 30일 정책금융공사는 자사가 1대 주주로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을 먼저 주식시장에 상장(IPO)한 후 매각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뚜렷한 잠재인수자가 없으니 일단 기업가치를 시장에서 매기고 인수에 유리하도록 지배구조를 개편하겠다는 의도다. M&A 매물이 많이 쌓여 있는 만큼 당장 매각은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실제 매각 자체는 내년 후반 이후가 될 것"이라며 "시장에 매물이 너무 많이 쌓여 있다. 우리 것(매물)만 해도 하이닉스, 현대건설 등이 있으니 상황을 봐서 매물을 배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 인수전에서 밀린 기업들이 반드시 국내로만 눈을 돌리지 않는다는 점도 국내 M&A시장을 얼어붙게 하는 이유다. 롯데그룹은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전에서 포스코에게 밀린 후 해외로 눈을 돌려 말레이시아의 석유화학기업 '타이탄'을 1조500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이지은 기자 leez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이지은 기자 leezn@<ⓒ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금융부 이지은 기자 leezn@ⓒ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