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제약 올 매출 3000억·영업이익률 7%-취임 18개월만에 성장+내실 두토끼 결실
김은선 보령제약 회장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제약업계 유일한 여성 CEO 김은선 보령제약 회장(52, 사진)이 경영권 승계 후 내실과 규모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9월로 취임 1년 6개월을 맞는 김은선 회장은 2009년 3월 대표이사에 취임하며 아버지 김승호 전 회장에 이어 보령제약 수장에 올랐다. 이후 회사 측이 공개한 실적보고서를 보면 김 회장은 내실에 충실하면서도 공격적 경영으로 회사를 이끈 흔적이 그대로 드러난다.김 회장이 회사를 이끌기 직전인 지난 2008년만 해도 보령제약의 매출은 2000억 원을 밑돌았고 영업이익률은 3.5%에 머물렀다. 하지만 취임 첫 해 매출액을 20% 끌어올리며(2678억 원) 화려하게 데뷔했다. 올 상반기는 전년동기대비 15% 증가한 1521억 원을 기록, 첫 3000억 원 돌파에 청신호를 켰다. 일단 '규모 확장'에는 성공한 모습이다.공격경영은 올 들어 더 과감해지는 모습이다. 충남 예산에 농공단지를 조성하고 보령제약의 첫 신약인 '카나브' 원료의약품 생산공장을 세웠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이 기존 40%대에서 60%로 급증했지만, 사업구조를 '신약'으로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한 포석에 아낌없는 투자를 감행한 것이다. 그럼에도 혁신을 통한 내실 다지기도 소홀치 않았다. 지난해 군포 공장부지를 680억 원에 매각하며 자금을 확보, 영업의 질을 높일 기반을 잡았다. 눈에 띄는 부분은 영업이익의 상승인데 애초 20억∼100억 원 수준이던 것을 지난해 101억 원, 올해 상반기에만 114억 원으로 대폭 향상시켰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도 3% 안팎에서 올 상반기 7.49%로 배 이상 상승했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한 혁신시스템 'TPS(Total Profit System)'를 도입, 낭비요소를 제거하고 효율성을 극대화 시킨 것이 빛을 발하고 있다"며 "올 들어서는 매출상승으로 고정비를 절감한 데다 판관비를 줄이고 원가를 개선해 수익구조가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의 분석도 유사하다. 김지현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보령제약은 의원급 영업의존도가 40% 이하인 독특한 구조로, 최근 정책 리스크에서 자유로운 측면이 있다"며 "또한 외부 '라이센싱 인(Licencing-In)' 제품이 많은 사업구조도 환율하락에 따른 수혜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김 회장의 다음 승부수는 신약 '카나브'다. 54년 회사 역사의 첫 신약이란 의미뿐 아니라,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최초의 고혈압 신약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음 달 예정대로 식품의약품안전청 허가를 획득한 후, 해외 판권 이전을 통해 회사를 성장시키는 것이 김 회장의 숙제다. 일련의 과정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겔포스', '용각산', '종로5가 보령약국'으로 대변되는 창업주 시대가 '신약', '글로벌'을 앞세운 2세 시대로 체질전환됨을 의미한다. 신범수 기자 answ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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