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솔 기자]때이른 더위와 함께 '남아공월드컵'이라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있었던 올 2분기 대표적 경기방어주인 유통주와 음식료주의 희비가 엇갈렸다. 백화점·대형마트 등에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몰리면서 몇몇 대형유통업체들의 '사상 최대 실적'을 가능케 했지만 음식료업체들의 실적은 정체되거나 오히려 감소했다.◆소비심리 회복에 백화점·대형마트 '올레'= 백화점과 대형마트, 슈퍼마켓을 거느린 대표 유통업체들의 올 2분기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부쩍 증가했다. 소매업황이 지난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는데다 월드컵 특수와 더위까지 실적 증가세에 기여했다.그 중 가장 눈에 띄는 회사는 롯데쇼핑이다. 대형마트의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인 2967억원을 기록한 것. 총매출액도 3조3170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보다 15% 증가했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백화점 호조세가 이어진 가운데 가격할인 전쟁에 따라 손님이 몰리면서 롯데마트 실적도 개선됐다"고 진단했다. 자체 브랜드 제품의 비중이 늘어난 점도 대형마트의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백화점과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신세계 역시 지난해 2분기 보다 32% 증가한 매출액 3조4690억원, 39% 증가한 영업이익 2578억원을 냈다. 신세계는 백화점의 매출이 지속적으로 호조를 보이고 수익성이 좋아지면서 이익 기여도를 점차 높여가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현대백화점은 무더위와 남아공월드컵 특수에 힘입어 사상 최대 영업이익(681억원,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을 달성했다. 이익률이 높은 의류와 아동·스포츠 부문의 매출이 큰 폭 늘어난 덕분이다. 한편 하반기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소 엇갈리고 있다. 여영상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3분기 유통업체들의 실적 또한 긍정적으로 본다"며 "7월 소비자심리지수가 6월과 같은 112를 기록,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백화점과 할인점의 기존점 매출 신장을 기대할만하다"고 내다봤다.반면 HMC투자증권은 "올해 민간소비와 유통업 업황 모멘텀은 상고하저로 하반기에는 점진적 둔화가 불가피하다"며 "가계 구매력을 감안할 때 소비를 진작시킬만한 모멘텀이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음식료 업종, 기대이하 2분기 성적표= 제과 주류 라면 등을 생산하는 음식료 업종의 경우 눈에 띄는 실적 증가세를 보여주지 못했다. 여기에 더해 국제 곡물가격의 상승이 원가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높아지면서 투자심리 또한 주춤해진 상황이다.특별한 실적저하 요인이 없었음에도 경쟁 심화와 적극적 브랜드 투자 등의 이유로 광고선전비, 지급수수료, 인건비 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김민정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음식료 업체들의 2분기 실적은 전반적으로 기대 이하"라며 "월드컵 특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CJ제일제당의 실적 부진이 두드러졌다. 영업이익이 지난해 2분기 대비 37%나 감소하면서 466억원에 머문 것. 고가의 원당 재료를 투입, 설탕사업의 수익성이 나빠졌고 식용류와 장류는 시장경쟁이 심화되면서 판관비율이 높아졌다. 한국 대표 라면회사 농심도 라면 매출 부진으로 보잘 것 없는 성적표를 내놨고 해외시장에서의 선전에 힘입어 승승장구하던 오리온 역시 주춤했다. 1분기에 집행하지 않았던 광고비가 신제품 출시와 함께 한꺼번에 풀리면서 판관비가 전년 대비 17% 증가, 영업이익이 147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보다 1% 늘어나는데 그쳤다.박종록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음식료 업종 내에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더라도 성장성이 없는 기업들의 주가는 부진하고 이익 모멘텀이 있는 기업들의 주가 상승은 돋보이는 상황"이라며 "과거에 비해 가격전가력이 낮아진 상황에서 국제곡물가격의 상승이 원가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음식료 업종에 대해서 투자의 견 '중립'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솔 기자 pinetree19@<ⓒ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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