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웨스튼골프장은 어디에서도 모든 홀을 조망할 수 있을 만큼 코스가 탁 트였다. 사진은 세인트코스 6번홀.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삼국시대의 유적지를 답사하며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는 곳이 바로 경북 군위다. 남쪽으로는 대구와 칠곡군에 접해 있고, 북쪽으로는 의성군에 닿아 있다. 이곳에 바로 지난해 가을 개장한 세인트웨스튼골프장이 있다. 구마고속도로 서대구IC에서 25분 거리다. [골프三매경]이 이번 주에는 경상북도 군위로 '천년의 시간여행'을 떠났다. ▲ '골프와 예술의 접목' 세인트웨스튼= 모기업이 대구의 세인트웨스튼호텔이라 그런지 골프장도 호텔 같은 분위기다. 골프장 곳곳에서 머쓱할 정도의 친절한 서비스가 기다리고 있다. 클럽하우스 역시 미술작품으로 장식했다. 입구에 故백남준 선생의 작품 '빈센트 반 고흐'라는 대형 비디오아트가 로비를 에워싸고 있고, 곳곳에 걸려있는 드로잉이 웬만한 갤러리를 능가할 정도다. 18홀이 제각각 다른 자태를 뽐내는 코스는 '전략지락(戰略之樂)'을 내세운다. 세인트는 아기자기해 온화한 여성코스로 비유되고, 웨스튼코스는 해저드와 계류로 난이도를 높여 도전적인 남성코스로 평가받는다. 넓기만 해서 지루한 것도, 좁기만 해서 골치 아픈 것도 모두 배제했다. 고저차가 50m에 불과해 업다운이 심하지 않은, 그야말로 '진검승부' 코스다. 골프장 측에서는 무엇보다 그린 퀄리티를 자랑한다. 잔디가 고르고 똑바로 자라 햇빛을 골고루 많이 받을 수 있도록 관리하는 동시에 적절한 수분 관리와 병충해 방제로 반짝거릴 정도로 튼튼하다. 아웃오브바운스(OB)와 해저드 말뚝에는 캐디들의 각오를 적어 고객서비스의 지침으로 되새기고 있다는 것도 이야깃거리다.
바위절벽이 장관인 학소대.
▲ '천년 역사가 흐르는 곳' 군위= 어디를 가나 신라와 통일신라시대의 유적 천지다. 가장 유명한 곳이 인각사다. 세인트웨스튼에서 동남쪽으로 30여분 내려가면 고로면이 있고, 여기에 이 사찰이 있다. 신라 선덕여왕 11년(642) 의상대사에 의해 창건됐고 고려말 보각국사 일연 스님이 이곳에서 삼국유사를 비롯해 불교서적 100여권을 저술했다. 군위가 '삼국유사'의 고장인 까닭이다. 경내에는 중국 왕희지의 유필로 집자한 국보인 보각국사탑과 비가 있다. 절을 둘러싼 해발 828m의 장엄하고 준수한 태산준령의 화산이 조화를 이룬다. 이 일대가 화산의 화려하고 기품있는 모습을 간직한 인각 마을이다. 인각사를 들렀다면 맞은편 바위절벽과 그 아래로 흐르는 위천이 절경을 이룬 학소대를 당연히 구경해야 한다. 학소대는 학이 둥지를 틀고 서식했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경관에 취해 예로부터 시인묵객들이 음풍영월하던 곳으로 유명한데 학소대 좌우에는 송림이 우거진 석산이 자리잡고 있다. ▲ '달짝지근 별미' 생고기= 골프장 클럽하우스에서는 시골밥상(4인 기준 7만원)을 추천한다. 가마솥에 정성스럽게 지은 영양밥은 반찬이 필요없을 정도지만 부드러운 수육과 쫄깃한 돈족이 곁들여진다. 각종 쌈 야채에 싸먹는 시골식 정식으로 골프로 빠져나간 기력을 보충하기에 충분하고 입까지 즐겁다.
생고기.
라운드를 끝내고 베이스캠프로 세인트웨스튼호텔을 택했다면 주변 생고기집이 명소다. 호텔을 나와 불과 100m 거리에 허름한 선술집이 줄을 지어 들어서 밤에는 손님이 차고 넘친다. 생고기는 싱싱한 한우를 적당히 숙성시켰고, 보통 먹는 육회와는 다르게 사각으로 썰어져 접시에 줄지어 담겨있다. 마치 불판이 있어야 할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참기름만 있으면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맛을 느낄 수 있다.손은정 기자 ejs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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