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한나라당이 연일 '대기업 때리기'에 수위를 높이고 있다. 현 정부의 하반기 최우선 과제인 친서민 정책을 집중 부각시키며, 대기업에 대한 역학론을 주장하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 당내 경제통들을 중심으로 '대기업 때리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당 지도부는 물론 일부 의원들도 가세해 '대기업 비판론'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안상수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기업을 겨냥 "기업 이미지 광고에 수십억을 쓰는 것 보다 기업 윤리를 지켜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안 대표는 또 "대기업의 납품단가 구두계약 대행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초단기 구매계약이 성행하는 등 비상식적인 대기업의 행태에 대해 중소기업과 근로자들의 고통이 심하다고 하소연하는 것이 경제 현실"이라고 비난했다.홍준표 최고위원도 이날 열린 서민대책특위 회읭서 "헌법 119조2항은 사회적 시장경제질서를 규정하고 있다"고 전제, "서민정책특위는 헌법상 경제 질서를 구현하고자 하는 것이지, 자유주의적 시장경제질서를 억압하거나 족쇄를 채우려 하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홍 최고위원은 "국가 재정건전성을 크게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국민의 이익, 서민의 요구를 따라가는 게 민주주의"라며 당 일각에서 친서민 정책을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한 반박했다. 정두언 최고위원은 "대기업-중소기업의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선 대기업의 양보와 희생만 갖고는 불가능하다"며 "대기업의 정규직 노조와 노동자의 양보와 희생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김정권 의원은 이날 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정부가)경제위기 극복이라는 지상과제에 몰입해있는 동안 불가피한 부작용이 나타났다"며 "경제활동의 결과물인 이윤을 대기업이 독점하고 대다수 중소기업은 위기에 내몰린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대기업의 현금 보유액과 신음하는 중소기업의 위기를 보며 정부가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이윤을 공유하고 상생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제도적 기반과 경제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느냐"고 두둔했다.김용구 의원도 이날 보도자료를 배포, "정부 출범 이후 정부는 경제위기를 핑계로 가진 자와 대기업 위주의 정책에 치중해 왔고, 그 결과 부익부 빈익빈 현상과 불균형 성장이 심화됐다"며 "정부는 대기업에게 인위적인 상생을 주문하기 전에 현행법에 규정된 중소기업 관련제도와 정책을 충실하게 지키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촉구했다.그러면서 그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하도급 관계 재정립과 SSM(기업형 슈퍼마켓) 규제, 자영업자의 카드수수료 인하 등과 관련한 법률 이행을 촉구했다. 앞서 당내 경제통으로 알려진 이한구 의원은 "지방자치단체의 부채에 공기업의 부실도 드러나고 있는데 재정 부담을 촉발하는 정책을 추진하면 결국 국민세금으로 이를 충당해야 한다"고 우려했고, 김세연 의원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여권의 상황이 급하더라도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을 동원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지연진 기자 gy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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