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연(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FIFA U-20 여자월드컵 2010 본선 가나전에서 프리킥 과정에서 골을 터뜨리고 있다.[사진 제공=대한축구협회]
[아시아경제 강경록 기자]지소연이 연일 화제다.161cm의 작은키, 뛰어난 볼컨트롤 능력과 키핑력, 패싱력과 골 결정력까지 갖춘 천재소녀의 등장에 네티즌들은 '여자 박지성', '여자 메시' '지느님'으로 부르며 흥분하고 있다.메시아 '지소연'은 불모지와 같던 한국여자축구를 U-20 여자축구에서 총6골을 넣으며 사상 첫 4강으로 이끌며 매스컴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타고난 재능과 훈련벌레.지소연이 본격적으로 공을 차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2학년 시절부터다. 우연히 남자아이들과 공을 차며 놀던 모습을 본 이문초등학교 축구팀이 사내아이로 착각해 선수 모집 전단을 주고 간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 이문초등학교 김광열 감독(현 고양시 코리아 레포츠 클럽 축구 감독)은 지소연의 재능이 아까워 사내아이들과 함께 훈련하게 했다.김 감독이 기억하는 지소연은 지독한 연습벌레에 타고난 재능을 갖춘 선수로 기억하고 있었다. 또래 남자아이보다 기술적으로 2~3년을 앞서 있어 초등학교 5학년부터 베스트 11로 고정 출전했다고 한다.이후 지소연은 엘리트 코스를 밟아가며 차곡차곡 재능을 쌓아갔다. 김 감독의 추천으로 오주중학교를 거쳐 동산정보산업고에 들어가며 김 감독에 이어 최인철 감독(현 U-20 여자 대표팀 감독)과 함께 사제의 인연을 이어갔다. 15세 부터 17세, 19세, 20세 이하 대표팀에 이르기까지 연이어 태극마크를 단 지소연은 누가 봐도 엘리트 코스만 밟아왔다. 탄탄대로 처럼 보이는 그녀의 축구 인생은 남모를 아픔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순탄치 않은 가정환경이었다.
지소연(왼쪽)이 FIFA U-20 여자월드컵 2010 조별리그 미국전에서 미국 수비수 크리스탈 던과 볼 경합을 펼치고 있다.[사진 제공=대한축구협회]
생활기초수급자 지소연지소연의 가족은 어머니와 고등학생 남동생가 전부다. 그녀의 가족은 생활기초수급자.그녀의 집은 동대문구 이문동에 외대앞 가파른 언덕을 올라 한참 지나야 다다를 수 있다. 정부가 지원한 보증금 7천 만원짜리 지원금으로 10평이 채 안되는 전세방에서 생활하고 있었다.지소연의 아버지는 딸이 축구하는 것을 몹시 반대했었다. 하지만 어머니는 지소연의 꿈을 막지 못했다. 결국 어머니는 아이의 경기장을 따라 다니며 뒷바라지를 했고 이에 반대하는 아버지와의 불화는 계속 됐다. 지난 2002년, 지소연의 가정에 불화가 닥쳤다. 어머니의 자궁암 판정과 설상가상으로 닥친 부모의 이혼은 찢어지는 가난 속에서도 공 하나에 희망을 걸던 11살 어린 소녀가 한꺼번에 감당하기엔 너무나 벅찼다. 특히 경제적 부담이 컸다. 이혼 후 10년 가까이 두 남매를 키워야 하는 어머니는 하루 12시간 넘게 미싱일로 근근히 버티며 소연이의 뒷바라지를 했다고 한다.지소연의 어머니는 돈이 없어 소연이에게 새 축구화를 못 사줬던 기억을 떠올리면 아직도 가슴이 여민다고 말했다. 지소연의 가정은 3년 전 기초생활수급 대상으로 지정됐고 1년 전부터는 다행히 정부가 지원하는 전세임대 혜택을 받아 매달 이자 12만 원만 내면 돼 한결 숨통이 트였다. 이제 대회 두 경기를 남겨둔 지소연은 득점왕도 노린다. 경쟁자는 독일의 알렉산드라 포프(7골). 지소연은 "독일전에서 내가 포프를 이겨야 우리 팀도 이긴다. 반드시 포프를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당당한 각오를 밝혔다.강경록 기자 rock@<ⓒ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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