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보험' 시장에선 안먹히네

보험료 20%이상 저렴해도 판매 저조…광고효과 없고 할인 절자 복잡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군살을 빼 보험료를 한껏 낮춘 '가격 착한' 보험상품들이 정작 시장에서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광고를 거의 하지 않아 소비자들이 접하기 어렵고, 할인을 받기 위한 확인절차도 번거롭기 때문이다. 지난달 14일 kdb생명이 사명변경기념 특판상품으로 출시한 다이렉트 전용상품 'e-다이렉트유니버셜종신보험'은 출시 2주가 지난 현재 가입건수가 100여 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상품은 상품 판매채널을 다이렉트로 한정해 예정사업비율을 크게 줄인 것으로 화제가 됐다. 사업비는 재무설계사(FC) 수당 및 판매조직 유지에 드는 비용으로 사업비가 낮을수록 고객이 부담하는 보험료가 낮아지고 만기 이후 돌려받을 보험금도 많아진다. 낮은 사업비 때문에 e-다이렉트유니버셜종신보험은 기존 종신보험보다 보험료가 평균 20% 이상 저렴하고, 가입 후 1년 해약환급률은 60% 이상이다. 일반적인 종신, 정기보험의 경우 1년 후 해약환급율은 0%다. kdb생명 관계자는 "종신보험의 업계 평균 예정사업비율을 100으로 놓으면 이 상품은 39.6에 지나지 않는다"며 "생보업계 최초로 다이렉트 영업방식을 적용해 업계 평균 대비 60% 이상의 사업비를 절감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면영업이 주가 되는 종신보험 업계의 특성상 초기 성적은 미미하다. 판매를 늘리기 위해선 광고를 늘리고 대면영업을 진행해야 하지만 그렇게 되면 상품의 가장 큰 특성인 낮은 보험료 수준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자동차 요일제를 적용해 보험료를 할인받는 '요일제 자동차 보험' 역시 초기 가입자수가 전 보험업계를 통틀어 500여명에 지나지 않는다. 이 보험제에 가입하면 최대 연간 보험료를 8.7% 절약할 수 있으나, 요일제 엄수를 확인하기 위한 기기 가격이 5만원으로 비싸고 등록과정이 번거로워 호응이 저조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기 가격도 가격이지만, 운행과정을 기록하고 다시 보험사에 보내는 과정 자체가 번거로워 소비자들에게 외면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만약 모든 보험소비자들이 요일제 보험에 가입하면 이로 인한 긍정적 경제효과는 엄청나다. 이 관계자는 "연간 자동차보험 시장 규모가 11조원에 달하는데, 이 중 8.7%라면 최대 1조원의 보험료를 아낄 수 있게 되는 셈"이라며 "하루 운행을 줄이는 만큼 사고율도 줄어들어 손해율도 낮추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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