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한달 공기업 방문 경영평가 진행면접 대비 기관장 구술 공부 한창퇴출 등 심리적 압박감 커[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4월부터 공공기관과 기관장에 대한 경영평가가 시작됐다. 평가위원들이 자체 평가서를 제출한 96개 공기업을 직접 방문해 기관장은 물론 관련 임원들과 면담을 통해 평가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영평가를 따로 받는 기관장들은 면접에 대비해 개인교습을 받는 가하면 자료를 보면서 모범답안을 외우는 등 이른 바 '열공'중이다.면접 시 질의응답에 따라 등급의 차이가 나고 결국 연봉은 물론 임기까지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평가위원들은 '저승사자' 7일 기획재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평가위원들은 지난 3월 까지 96개 공공기관으로부터 자체평가서를 받고 4월 한달동안 현장방문을 벌인다.이어 5월 성적과 등급을 총괄 평가하고 6월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공공기관 평가에서 미흡 판정을 받은 4개의 기관장이 퇴출됐던 만큼 기관장들은 이번 평가에서 큰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다.본인의 명줄이 달려있는 것은 물론,기관 평가 등급에 따라 임직원들이 받을 수 있는 성과금(인센티브)이 많게는 400%는 적게는 100%의 차이가 날 수 있어 기관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지난해 재정부가 경기침체, 재무실적 저조 등의 이유로 성과금지급 상한율을 일률로 20% 줄여놨기 때문에 공기업 기관장은 기본영본의 200%에서 160%, 공기업 직원은 월기본급의 500%에서 400%로 최대 성과금 지급한도가 줄었다. 이 때문에 지난해 한 차례 사실상 연봉 삭감을 경험한 공기업들은 이번 평가에서 전력을 다할 수밖에 없다. 경영평가가 한창 진행 중인 H공사의 한 관계자는 "우리끼리는 평가위원들을 가리켜 저승사자라는 표현을 쓴다"면서 "지난해 기관장 평가에서 '보통' 등급을 받았기 때문에 올해 명예회복을 노리기 위해 따로 면접에 대비한 연습까지 진행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경고'를 받았던 17개 기관장은 이번에 또 경고를 받으면 해임건의가 이뤄진다.즉 사실상 퇴출되는 셈이 되기 때문에 평가위원들은 저승사자로 보일 수밖에 없다. 올해 평가단 구성도 기관평가는 130명, 기관장 평가단은 55명인데, 기관장 평가단이 지난해보다 10명이나 많아지면서 좀 더 엄격하게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기관 평가는 수능보다 어려워 경영평가에서 좋은 등급을 얻기 위한 기관장의 노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사실 공기업 기관장들이 매년 '수능'처럼 치르는 경영평가에서 1위를 하는 일이 쉽지 않다. 지난해 공기업 경영평가 1위를 차지한 H공사의 경우, 대표가 취임 직후 본부장 전원과 간부사원 47명 중 44명의 보직을 확 바꿔버렸다. 간부 중 9명이 팀원으로 강등됐고, 직원 12명이 간부로 발탁됐다. 연공서열을 무시하고 일 잘하고 성과를 낼 사람을 포진 시킨 것이다. 올 초에는 대리나 과장급이 파견되는 관례를 깨고 최고위급 간부 3명을 해외사업 현장에 파견했다. 이 기관장은 올해도 우수 등급을 받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는 셈이다. 다는 N공사는 기관장 평가 가운데 가장 배점이 높은 노사관계에 주목했다. 노조와의 끈질긴 설득 끝에 가까스로 지난해 경제위기 극복이라는 명분아래 임금동결을 선언을 받아냈다. 또한 인사ㆍ경영권 침해조항을 삭제하는 등 단체협약도 성공시켰다. S공사는 지난해 12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연봉제를 확대하는데 성공했다. 사실 이 회사는 지난해 8월 연봉제 확대를 놓고 실시한 찬반 투표에선 반대표가 68%나와 부결됐다. 그러나 기관장이 직접 연봉제 대토론회, 대면설득에 나서면서 대 찬반투표를 실시해 통과하게 만들었다. 기관장 평가 등급은 지난해 아주우수, 우수, 보통, 미흡 4단계에서 올해는 탁월, 우수, 보통, 미흡, 아주미흡 5단계로 늘어난 것도 변수다. 지난해 우수 판정을 받은 24명의 기관장은 등급을 유지하기 위해 보통등급을 받은 64명은 등급을 높이거나 추락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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