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전자소자 기술 획기적 돌파구 마련
양경훈 교수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국내연구진이 양자효과 기반의 '공명터널 다이오드(RTD, Resonant Tunneling Diode)'를 이용한 저전력 아날로그·디지털 집적회로 핵심부품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공명터널 다이오드'는 나노 크기에서 일어나는 양자 효과 중 하나인 '공명 터널 현상'을 이용한 반도체 소자를 말한다. 특히 이번 연구 성과는 나노전자소자 기술의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교육과학기술부는 KAIST 양경훈 교수팀이 양자효과 기반의 '공명터널 다이오드'를 이용해 아날로그·디지털 통신용 집적회로의 핵심부품인 초고주파 발진기 회로와 4대1 멀티플렉서 회로 개발에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4대1 멀티플렉서 회로는 느린 속도로 입력되는 4개의 데이터를 처리해 순차적으로 더 빠른 속도로 내보내는 병렬 회로이며, 초고속 디지털 통신시스템의 핵심 부품으로 알려져 있다.이번 연구는 '21세기 프론티어사업' 테라급 나노소자개발사업단(단장 이조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나노기술분야의 세계적 학술논문지인 'IEEE 나노테크놀로지'에 게재될 예정이다.또한 올해 열리는 'IEEE NANO 2010 국제학술대회'와 'IEEE IPRM 2010 국제학술대회'에서도 관련 내용이 발표된다. 국내특허 등록 5건, 미국특허 등록 3건도 확보됐다. 현재 'CMOS' 기술은 소자 크기가 나노미터로 작아져 회로의 고밀도화에 따른 소자 불균일 및 고발열 등의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돼 'Beyond CMOS'로 대표되는 신개념의 나노소자 및 집적회로 연구가 필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연구팀에 따르면 현재 가장 많이 이용되는 나노소자는 금속-절연체-반도체로 이뤄지는 실리콘 기반 전계효과 트렌지스터, 'MOSFET(Metal-Oxide-Semiconductor Field Effect Transistor)'이다. 일반적으로 'MOSFET'는 전자로서 구동되는 형태와 정공으로서 구동되는 형태, 2가지 종류가 존재하며 회로 설계 시 필연적으로 이 두 가지가 함께 사용되는데, 이같은 회로 설계 기술을 상보형 MOSFET 기술, 즉 'CMOS(Complementary Metal-Oxide-Semiconductor) 기술'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최근 CMOS 기술은 수십 나노미터로 소자 크기가 작아지면서 향후 5~10년 후 제작 기술의 한계, 회로의 특성 불균일 및 복잡도 증가에 따른 열문제 현상 등이 심각하게 대두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CMOS 기술의 성능적인 한계를 극복하고자 진행되는 연구를 통칭해 'Beyond CMOS' 기술이라고 한다. 양경훈 교수팀의 기술을 활용해 만든 초고주파 발진기 회로는 최신 CMOS 기반 집적회로에 비해 소비전력을 170분의 1로 줄일 수 있고, 4대1 멀티플렉서 집적회로의 경우는 최신 CMOS 회로에 비해 소자수는 3분의 1, 전력소모는 3분의 2 이하로 줄일 수 있다. 'Beyond CMOS' 기술로 혁신적인 성능향상 및 에너지 절약이 가능하다는 얘기다.또한 상온 및 고온에서도 안정적인 동작 특성을 나타내는 실용성도 겸비하고 있고, 기존의 화합물 반도체 소자 기반 집적회로 공정설비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수 년 내 상용화 양산 체제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연구팀이 이번 연구에 응용한 것은 '양자효과'로 이는 원자와 분자의 세계에서 물질이 입자로서의 성질과 파동으로서의 성질을 동시에 보임으로써 일어나는 효과를 말한다. 10 nm 수준의 공간에서는 물리학적인 관점에서 양자역학적 원리에 의한 전자의 운동 효과가 크게 나타나기 때문에 이를 응용한 양자효과 나노소자는 집적도의 향상 뿐 아니라, 응답속도(switching speed), 전력소비 등에서 향상된 결과를 보인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조원 단장은 "양자효과 초고주파 발진기 회로는 약 12조원 규모의 바이오센서 시장 및 2조3000억원에 달하는 유비쿼터스 헬스케어 시장에서 초저전력용 핵심 부품으로 활용될 수 있다"며 "또한 4대1 멀티플렉서는 초고속 광통신 시스템에 적용되는 기존 CMOS 기반 멀티플렉서를 즉각적으로 대체할 수 있어 약 60조원의 광송수신 모듈 시장을 이끌어 갈 핵심기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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