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양강 KT·SKT CEO, 경영 2년차 경쟁 본격화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올해 경영 2년차를 맞는 국내 통신시장의 양대산맥 이석채 KT회장과 정만원 SK텔레콤 사장간 경쟁에 불꽃이 튀고 있다.이석채 회장이 지난해 KT개혁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면,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타산업과의 결합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경쟁 1라운드였던 셈이다. 누가 승자였다고 판정을 내리기 어려울 정도로 박빙의 승부였다. 결국 두 CEO는 경영 2년차인 올해 진검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석채 KT회장이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이석채 KT 회장은 지난 12일 주주총회에 참석, KT에서 공기업의 잔재를 확실히 제거하고 주주 중심 경영을 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했다. 기업가치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SK텔레콤을 따라 잡겠다는 속내가 읽혀진다. 이를 위해 KT는 주총에서 정관상 회장 추천위원회 관련 부분을 수정하고 지배구조위원회 조항을 신설했다. 회장 추천위원회는 CEO 추천위원회로 명칭이 변경됐다. CEO추천 위원회는 외부 인사를 배제했다. 사외이사 전원과 사내이사 1인으로만 구성했다. 기존에는 사외이사 전원과 전직회장 중 이사회에서 선정하는 1인과 회장과 상임이사가 제외된 이사회가 위촉하는 민간위원 1인이 참여했다. 이는 회장 선임시 마다 불거졌던 외풍을 막겠다는 뜻이다. 낙하산 인사와 같은 과거 공기업시절의 잔재를 말끔히 털어내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이석채 회장은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임원들의 보수를 상향한 이유에 대해 "민간기업으로서 주주가치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식으로 보상하는 만큼 임원들에게 최선을 다해 주주 가치를 올리라는 주문"이라고 강조했다. 지배구조위원회 신설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사외이사 4명과 사내이사 1명으로 구성된 지배구조위원회를 통해 공기업 잔재를 훌훌 털어내고 보다 진화된 KT의 미래를 만들어간다는 구상이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오른쪽)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가운데)이 15일 티움 전시장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한 게임을 즐기며 환하게 웃고 있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지난해 내놓은 산업생산력증대(IPE)전략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내며 올해 SKT를 한단계 더 끌어올린다는 전략을 밀어붙이고 있다. 정 사장은 15일 개관한 최첨단 정보통신(ICT) 기술 체험관 '티움2.0'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기술개발은 완료됐고 타 산업과 연계해 상용화할 일만 남았다"고 역설했다.SK텔레콤은 티움2.0을 통해 자동차, 패션, 쇼핑 등 여러 산업과 SK텔레콤의 통신기술이 결합된 서비스를 선보였다. 스마트폰과 손만 대면 벽이 다양한 스크린으로 바뀌고 이메일을 보내거나 영상통화를 할 수도 있다. 주가를 실시간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탁자와 스마트폰을 이용해 옆 사람에게 영화를 보내주고 사진을 찍어 바로 터치만 하면 프린트한 사진이 척척 나온다.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게임을 할 수도 있는 것은 물론 자동차를 조종할 수도 있다. 자신의 몸을 스캔하고 아바타를 만들어 원하는 옷을 가상으로 입어볼 수도 있으며, 아바타를 패션쇼장에 데뷔시킬 수도 있다. 2D화면이 3D입체 영상으로 변하기도 한다.정사장은 이날 개관식에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을 초청함으로써 경쟁사에 비해 한발 앞서 있는 모습을 ICT정책 수장 앞에 유감없이 과시했다. 최시중 위원장은 "(스마트폰이) 요술상자같다"라며 "1년 전 방문한 게 어제같은데 SK텔레콤의 순발력과 기술에 경의를 표한다"고 화답했다. 최 위원장은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의 손을 꼭 잡은 채 기념촬영을 했고, 사진은 정 사장의 휴대폰으로 바로 전송됐다.SK텔레콤은 신사업 발굴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를 이번 주총에서 정관에 반영했다. 평생교육 및 평생교육시설 운영업, 전기공사업, 정보통신공사업, 유비쿼터스도시 건설 및 서비스업 등이 포함돼 있다. 기존 통신업에서 벗어나 더욱 다양한 인프라 구축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통신 양웅(兩雄)의 대결은 현재진행형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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