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볼도 '이제는 컬러의 전쟁~'

'핑크공주' 크리머 앞장 '다양한 컬러로 개성을 표출한다'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김세영 기자] 골프볼에도 '컬러의 전쟁'이 시작됐다. 골프채는 물론 골프화 등에 원색의 컬러가 과감하게 도입되는 추세가 올해는 골프볼시장까지 이어져 그동안 주류였던 흰색 볼에 핑크나 옐로, 그린 등 컬러볼이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골퍼들의 반응도 일단 호의적이다. 성능이 똑같으면서도 자신만의 개성을 표출할 수 있어서다. '핑크공주' 폴라 크리머(미국)를 필두로 프로골퍼들의 사용률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의상과 볼 모두 핑크색만을 고집하는 폴라 크리머.

▲ "골프볼도 패션이야~"= 골프채와 골프화 분야는 이미 다양한 디자인이나 색을 이용한 '감성 마케팅'이 발전을 거듭해 왔다. 하지만 골프볼은 그동안 흰색 볼 일색이었다. 컬러볼은 겨울철 눈 덮인 페어웨이에서만 사용한다는 고정관념이 강했다. 골프볼의 특성상 모양의 차별화도 기대할 수 없었다. 가장 큰 이유는 비거리 및 스핀 성능이 좋지 않다는 편견 때문이다. 사실 컬러볼은 2피스 구조로 싼 볼이 많았다. 일반 볼과 똑같은 공정을 거쳐도 추운 날씨 탓에 생긴 비거리 감소가 컬러볼 자체의 기능 저하로 평가되는 구조적인 한계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골프에 막 입문한 비기너나 여성골퍼들이나 사용한다는 볼 정도로 인식됐다. 하지만 크리머가 편견을 깼다. 크리머는 머리핀부터 신발까지 모두 핑크색으로 '도배'하는 특유의 '핑크 마케팅'을 위해 골프볼도 핑크색만을 사용했다. 후원업체는 당연히 크리머만을 위한 볼을 따로 만들어 공급한다. 크리머가 골프볼도 훌륭한 '패션 아이템'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우쳐 준 일등공신인 셈이다. 일본무대에서는 전미정(28ㆍ진로재팬)을 비롯해 요코미네 사쿠라, 고가 미호 등의 정상급 선수들이 동참했다. 마루야마 시게키(일본)는 컬러볼로 지난해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골프닛폰시리즈JT컵을 제패했다. 이 우승은 마루야마가 일본에서 '10년만에 거둔 통산 10승째'라는 의미까지 더해 컬러볼의 이미지 향상에 큰 도움이 됐다. 국내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볼빅 소속인 배경은(25)과 최혜정(26), 장동규(22) 등이 앞장서서 옐로우 볼을 사용할 예정이다. '베테랑' 최광수(50)도 '독사'라는 별명과 달리 핑크색 볼을 사용해 이미지 변신을 도모하고 있다. 김보경(24ㆍ던롭)과 김현지(22ㆍLIG), 윤슬아(24ㆍ세계투어) 등도 컬러볼 사용을 저울질 하고 있다.

국산골프볼 생산업체 볼빅이 새로 출시한 4피스 컬러볼.

▲ 국산골프볼 "컬러볼로 승부한다"= 컬러볼은 특히 국산브랜드인 볼빅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갑다.볼빅은 20여년 전부터 컬러볼은 물론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면서 기술력을 축적해 미국이나 캐나다 등지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여성골퍼들을 위해 3피스 구조의 레이디350 볼을 출시한 볼빅은 올해는 아예 4피스 컬러볼을 출시해 '승부수'를 띄웠다. 문경안 볼빅 회장은 "10년 넘게 골프볼을 전 세계로 수출하면서 관련 기술을 차근차근 쌓아 왔다"면서 "이제는 외국 유명 브랜드와 경쟁해도 전혀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문 회장은 이어 "지난해에는 컬러볼만 12만 더즌을 생산했다. 올해는 골프볼의 '프리미엄화'와 함께 컬러볼 시장만 약 50% 이상의 높은 신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일본브랜드들을 필두로 한 외국기업들도 점차 국내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998년에 이미 국내에 뉴잉 컬러볼을 선보였던 투어스테이지는 올해 X-01 비비드 컬러볼을 전면에 내세웠다. 던롭은 조만간 표면에 펄 도료를 사용한 스릭슨 Z-스타 패션볼을 선보일 예정이고, 캘러웨이는 핑크색의 솔레어 볼을 내놓았다. 최은희 투어스테이지 홍보팀 과장은 "일본의 경우 지난해 컬러볼의 점유율이 17%까지 치솟았다"면서 "2008년보다 2배 이상 증가해 일본에서는 대박이라는 표현까지 쓸 정도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 과장은 이어 "국내 시장도 올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난해보다 약 10배 정도 늘어난 3만 더즌을 수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김세영 기자 freegolf@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골프팀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골프팀 김세영 기자 freegol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