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재출연 시한 못지켜 최악경우 금호산업·타이어 법정관리 갈수도
[아시아경제 손현진 기자]금호아시아나그룹 오너들이 채권단이 요구한 사재 출연 시한을 지키지 못함에 따라 최악의 경우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섞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단 금호아시아나그룹 채권단에서 긴급회의 소집을 미루면서 금호 오너 일가로서는 시간을 벌게 됐지만 지금으로서는 어느 한쪽도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금호 오너 일가의 행보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번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과 박찬구 전(前) 금호석유화학 회장 간 의견의 합일을 이루는 수 밖에 없다. 박 명예회장과 박 전 회장은 내부적으로 전혀 소통하지 못해 급기야 채권단의 최종 시한마저 지키지 못하게 된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박 명예회장을 제외한 박 전 회장과 아들 박준경, 고(故)박정구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철완 그룹 전략경영본부 부장 등 대주주일가가 사재 출연 동의서 제출을 거부했다. 경영 실패의 책임을 떠안아야하는 데 대한 부당함이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어 박 회장을 비롯한 대주주일가를 압박하고 있다. 이날 금호타이어는 부도설에 휘말렸으며 금호산업도 워크아웃 검토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받았다.따라서 일각에서는 채권단에서 박 전 회장의 경영권 박탈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는 만큼 박 전 회장이 한 발 물러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끝까지 자기 입장을 고집해 상황을 최악으로 몰고 간 데 따른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또 민유성 산업은행장이 법무법인을 통해 밝힌 박 전 회장의 '사재 출연과 경영 복귀 선언'에 대해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 박 전 회장을 적잖이 압박했을 것으로 보여 진다. 이에 따라 채권단 긴급회의가 미뤄진만큼 금명간 오너가 회동을 통해 의견 조율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하지만 박 명예회장과 박 전 회장이 끝내 의견차를 봉합하지 못하고 그룹을 최악의 상황으로 몰아넣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회사 고위 관계자는 "박 전 회장이 지난주 밝힌 것과 같은 사재 출연 논의는 없었다"면서 "(박 전 회장이)너무도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박 전 회장이 쉽게 양보하지 않아 상황이 장기화될 것 같아 너무 답답할 뿐"이라며 심정을 토로했다.한편 산은 등 금호아시아나그룹 채권단은 사주 일가가 사재 출연 계획을 제출키로 한 시한을 넘김에 따라 8일 오후 시중은행 부행장들과 모여 금호그룹의 지주회사인 금호석유화학에 대한 자율협약대신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추진하는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손현진 기자 everwhit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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