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영국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가 9년래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영란은행(BOE)의 기준금리는 0.5%로 사상 최저치인 데 반해 가계 대출금리는 9년 전 기준금리가 6%였을 당시 수준이라는 것. 영국 은행권이 사실상 고리대금업을 벌이고 있다는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1일(현지시간) 영국 개인대출 전문 웹사이트 머니팩츠(Moneyfacts)에 따르면 현재 영국에서 우량 고객이 3년 만기로 5000파운드를 대출을 받을 때 금리는 9%, 매달 160파운드를 이자로 지불해야 한다.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2007년 이전 대출금리가 이것의 절반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실제로 대출업체 알리안스 레스터의 경우 최근 3년 만기 대출 5000파운드를 8.9%의 금리에 제공하고 있는데, 4년 전 같은 조건의 대출 금리는 5.7%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평균 대출 금리는 이보다 훨씬 높은 12.4%로 집계됐다.이는 영란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최저 0.5%로 유지하는 가운데 나타난 현상이기 때문에 더욱 주목을 끈다. 현 대출금리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던 9년 전의 경우, 기준금리는 지금보다 훨씬 높은 6%를 기록하고 있었다. 대출 금리가 높아진 것은 높은 실업률과 경기침체로 대출 연체와 디폴트가 늘어나면서 빚어진 결과다. 즉 은행들이 금리 인상을 통해 가계 대출의 예대마진을 높여 디폴트(채무불이행)로 인한 손실을 보전하고 있다는 것. 낮은 비용에 자금을 조달해 높은 이자에 돈을 빌려주는 '돈놀이'라는 비난이 거세다. 머니팩츠의 마이클 슬레이드 대변인은 "모기지 담보 대출과 달리, 개인대출의 경우 상환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며 "은행들은 신용이 높은 신청자들에게만 대출을 실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경제부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