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지지선 방어..공포 벗어나되 기대감은 낮춰야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지루하면서도 가파르게 이어오던 하락세에 일단 제동이 걸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하락세를 멈추더라도 오르막길을 올라갈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 하락세에 제동을 걸 브레이크를 제공한 것은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다. 지난 밤 미 증시 역시 FOMC의 기준금리 동결 및 경기판단 상향조정 덕분에 반등에 성공했다. FOMC 성명서는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의 금리를 장기간 유지한다'는 기존의 문구를 그대로 유지한 가운데 경기회복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12월 '회복됐다(pick up)'에서 '강화됐다(strength)'로 조정하면서 보다 자신있는 표현을 내놨다. 또한 지난해 4월 이후 줄곧 '경제가 당분간 취약한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는 표현을 써왔지만, 이를 '경제 회복 속도는 당분간 완만할 것'이라고 바꾸면서 경기회복에 대해 보다 강한 어조를 나타냈다. FOMC의 이같은 결과가 얼어붙어 있던 투자심리를 살려놨지만 보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지지선을 방어하는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3월 반등 이후 처음으로 90일선과 맞닥뜨린 미국 다우지수는 무려 4거래일째 90일선을 지지해내는데 성공했다. 주요 지지선을 이탈하지 않은 만큼 최소한의 하방 경직성을 확보했다고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미국의 AIG 주가가 바닥을 탈출한 점도 주목할만 하다. 금융주의 반등을 시사하는 부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금융주는 미 증시의 골칫거리였는데, 전체 금융업종지수는 박스권 하단선을 이탈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융주의 주가가 전체 주가지수에 선행하는 모습을 보이는 만큼 미 금융주가 하단을 지켜내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것은 S&P500 지수의 본격적인 조정 역시 가능성이 낮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미국과 함께 글로벌 증시 하락세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중국 역시 마찬가지다. 동양종합금융증권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 종합주가지수와 금융업종지수는 중기 상승추세선을 이탈했지만, 소비재 업종지수는 추세선에 걸려있고, 대표적인 산업재인 구리선물 가격 역시 중기 상승추세선에 도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구리는 대표적인 산업재인 만큼 구리가격이 주 추세선을 이탈할 경우 경기둔화 가능성이 부각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중요한 지지대에 도달한 만큼 다시 단기 상승국면이 진행될 가능성도 낮지 않은 모습이다.
코스피 지수 역시 120일 이평선의 지지력에 기대해볼만 한 상황이다. 120일선은 두바이월드 파산으로 지수가 급락했던 당시 절호의 매수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던 지수대인데, 과거 120일 이평선이 지금처럼 상승 기울기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약 70%의 확률로 시장이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 내부적인 움직임으로 보더라도 현재 유가증권시장 내 상승종목수는 최근 1년래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매도세의 확산이 마무리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하락세에 제동이 걸렸다고 오름세로 돌아설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외국인이 현ㆍ선물 시장에서 지속적인 매도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이것이 둔화될 지 여부, 중국의 긴축우려로 경색됐던 투자심리가 되살아날지 여부 등을 확인해야 할 변수가 상당하다. 가파른 하락세에 대한 공포에서는 벗어나되 지나친 기대감은 버리는 것이 바람직해보인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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