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KRX 몸도 마음도 19℃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입니다. 19도에 맞춘 내부 온도가 더욱 쌀쌀하게 느껴집니다." 조직개편ㆍ구조조정 등 서슬퍼런 용어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한국거래소(KRX) 한 핵심부서 팀장급 직원이 털어놓은 말이다. 40대 후반의 한 거래소 간부급 직원도 "얼마전 일사천리로 단행된 집행간부 이상 임원진들의 사표 수리 등을 지켜보면서 등골이 싸늘했다"면서 "곧 있을 조직 개편에서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하루 하루 마음이 편치 않다"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이들의 말을 곧이 곧대로 들을 필요는 없지만 지나치게 빠른 개혁에 얼어붙은 심리가 거래소의 생산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감이 든다. 국제화 관련 핵심부서의 한 직원은 "최근 인사에서 2~3년간 관련 핵심사업을 진두지휘했던 임원의 사표가 수리됐다"며 "올해부터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텐데 추진력을 상실해 앞으로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거래소가 최근 단행한 본부장보 이상 임원 이사에서 대상자 대부분이 내부출신 인사들이었다.대개 정기 인사를 눈앞에 두고 있는 임직원들은 여러 수를 염두에 두고 낮은 자세로 업무에 임하게 마련이다. 튀는 행동이 자칫 칼날 사정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내부 개혁을 통해 대변신을 꾀하고 있는 거래소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문제는 다음달 있을 정기 인사를 앞두고 거래소 임직원들이 중요 업무를 미루고 바짝 엎드리고만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는 것이다. 취임 한달이 되기도 전에 임원 인사로 분위기를 잡은 김봉수 이사장의 속도전이 거래소의 동력까지 상실시켜서는 안된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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