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호수 속의 공룡', ' 연못 속의 고래'.한국 증시 부동의 대장주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코스닥 1000여개 기업 시가총액을 합친 것보다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15일 종가기준 삼성전자 시총은 124조260억원, 코스닥 전체 시총은 93조1120억원입니다. 유가증권시장 시총 전체의 13.76%가 삼성전자 몫입니다. 2004년 4월 22.98%에 달했던 비중에 비하면 영향력이 많이 감소했다지만 삼성전자가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압도적인 수준입니다. 새해 들어 삼성전자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잠정)실적발표 하루 전인 지난 6일 84만1000원으로 사상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우더니 15일 다시 이 기록을 84만3000원으로 늘렸습니다. 사상 최대 실적에 대한 기대감에 글로벌 IT 경기마저 뒷받침하고 있으니 삼성전자의 신년 랠리는 거칠 것 없이 보입니다. 이대로라면 꿈의 100만원 주가도 불가능해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가파른 고공행진에 국내기관들이 차익실현을 하고 있지만 그 물량을 고스란히 외국인들이 받아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16일 47.01%였던 외국인 지분율은 꾸준히 늘어 15일 기준 48.08%까지 늘어났습니다. 참고로 1년전인 2009년 1월15일 외국인 지분율은 43.31%, 주가는 47만4500원이었습니다. 1년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700만주 이상 순매수하며 37만원 가까이 끌어올린 것입니다.국내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예찬도 절정입니다. 100만원 얘기만 나오면 꼭지라는 징크스 때문에 망설이던 증권사들은 이제 주저없이 100만원을 부릅니다. 국내 증권사 중 절반 이상이 삼성전자 목표가를 100만원 이상으로 제시했습니다. 올해 삼성전자에 대해 보고서를 낸 국내 증권사 16곳 중 10곳이 목표가 100만원 이상을 제시했습니다. 이중 대우증권은 목표가 110만원을 제시, 가장 높은 목표가를 제시 중입니다. 나머지 6개 증권사들 목표가도 90만원대입니다. 연초 93만원대 목표가를 제시했던 한국투자증권은 15일 목표가를 98만원으로 올리기도 했습니다. 올해 나온 국내 증권사의 삼성전자 목표가 중 가장 낮은 금액은 8일 나온 푸르덴셜투자증권의 92만원입니다.외국계 증권사 중 일부도 이런 흐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씨티증권이 목표가를 106만원으로 올린 후 잠잠하던 외국계는 6일 맥쿼리증권이 105만원으로 목표가를 올렸습니다.하지만 신중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JP모간은 삼성전자 실적발표일인 7일 보고서에서 투자의견 '중립(Neutral)', 목표가 78만원을 유지했습니다. 당시 주가를 감안하면 팔라는 얘기였습니다. 삼성전자의 성장을 이끄는 휴대전화와 TV 부문에서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데다 일반관리비(SG&A)도 증가하고 있어 올해 이익 성장률이 제한적일 것이란 이유에서였습니다.같은 날 골드만삭스도 목표가를 91만8000원으로 유지했습니다. 삼성전자의 주력 상품 중 하나인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조정 가능성이 있고 원화 강세가 계속될 경우 리스크가 적지 않다고 전망했기 때문입니다.국내 증권사 중 가장 보수적인 증권사가 계열사인 삼성증권인 점도 눈에 띕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9월 제시한 84만5000원을 아직 고수하고 있습니다. 한달여 전인 12월10일 이후에는 보고서도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삼성전자의 100만원은 사실 그동안 국내 증시의 상투를 의미하는 또 다른 표현이기도 했습니다. 2004년 4월 60만원대로 승승장구하던 삼성전자에 대해 크레디리요네(CLSA)가 목표가 100만원을 제시한 후 40만원대로 가라앉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과거 100만원 목표가와 지금 상황이 분명 다른 점이 있습니다. 과거엔 주가 50만~60만원대에서 100만원 목표가 얘기가 나왔지만 지금은 80만원을 넘은 상황입니다. 시쳇말로 상한가 한방이면 100만원이 코앞인 것이지요. 100만원을 향한 삼성전자의 도전. 그 결과에 따라 국내 증시 전반의 분위기도 바뀔 것입니다.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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