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락...증시 발목 잡나

수출기업 실적부담 주가 하락 우려

[아시아경제 구경민 기자, 임철영 기자]연초부터 환율이 급락하면서 증시의 순항 가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원화 강세는 국내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 저하를 불러와 수출 전선의 암초로 작용, 실적 악화로 인한 주가 하락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원화 강세는 궁극적으로 교역조건을 악화시켜 국내 경기 사이클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정부가 예상한 연간 5% 내외 성장률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에 조정 압력으로 작용할 리스크가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주식시장을 강하게 끌어올리면서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최근 금융과 운수장비, 철강금속 등 경기민감주에 매수세가 집중된 반면 IT, 자동차 등 수출주에 대해서도 매도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의 주가는 올들어 15%가 떨어지면서 10만원선에 머물고 있다. 기아차도 9거래일만에 2만원선을 이탈했다. 예상치를 웃도는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도 환율 리스크에 속절없이 당하면서 주가가 80만원 안팎에서 머물고 있다. 삼성전자보다 환율에 더욱 민감한 자동차주에 대한 외국인의 매도세는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현대차에 대해서는 최근 3거래일간(7~11일) 63만주를, 같은 기간 기아차에 대해서는 102만주를 내다 팔았다.  특히 지난 11일 환율이 1119원까지 급락하면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심화됐다. 전날 외국인의 순매도 1위에서 3위까지의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삼성전기(475억원), 현대차(384억원), 삼성전자(332억원) 순이다. 코스피지수 또한 지난 6일 1700선을 돌파한 이후 1600선에서 조정 흐름을 보이고 있다. 1700선이 직전고점 부근이자 한달여 동안 10% 넘는 급등세를 보인 구간이라는 점도 조정의 빌미를 제공했지만 최근 원화 평가절상에 대한 경기변수가 급격한 변화를 가져오면서 증시가 단기변곡점을 통과하는 것은 아닌가하는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환율 하락 가능성이 지난해부터 시사돼 왔지만 문제점은 하락세가 가파른데 있다며 환율 하락에 따른 수익성 부담으로 당분간 주가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윤여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간의 환율 급락으로 인해 반등 가능성에 비중을 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지만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따라서 원화 강세 국면에서 수혜를 보는 업종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원화가 강세를 보인다는 것은 무역수지 흑자가 커지거나 외국인의 국내 투자와 같은 자본수지 흑자가 확대된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경기 호전을 바탕으로 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김성봉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무역수지와 자본수지 흑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국가 경제 전반이 매우 탄탄해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며 "따라서 원화와 코스피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매우 일반적"이라고 진단했다. 박중섭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는 "IT 업종의 영업이익이 환율 영향 뿐 만 아니라 세계 경기의 회복과 그에 다른 수요회복, 글로벌 경쟁력, IT업황 등 복합적인 요인들에 의해 결정된다"며 "환율이라는 한가지 요소만으로 아직 IT주를 버릴 때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단기적으로 항공 및 철강 등 원화 절상 수혜주에도 관심 가질 것을 권고했다. 구경민 기자 kkm@asiae.co.kr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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