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효과 맹신 말아야...경기부양책의 딜레마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2010년 경인년 첫 주식시장 거래일이었던 지난 4일 코스피 지수는 손을 내밀면 1700선에 닿을만한 위치까지 올라섰다. 미 증시가 1% 이상 급락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상승탄력을 지속하면서 투자자들은 1월효과에 대해 내심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1월을 뜻하는 January는 야누스(Janus)신에서 유래된 말이다. 야누스는 하늘의 문지기로도 알려져있는데, 한 해의 문을 열고 들어간다는 뜻에서 1월이 야누스의 이름을 따오게 된 것이다. 그런데 야누스는 얼굴이 앞뒤로 달린 신으로도 유명하다. 평화로운 때에는 자비로운 얼굴을 하고 있지만, 전쟁이 나면 잔혹한 얼굴로 바뀐다는 설도 있다. 서로 반대되는 두가지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1월 효과는 주식시장이 1월에는 비교적 강한 흐름을 기록하는 경향을 빗대어 등장한 말이다. 1월에는 정부가 야심찬 각종 정책을 내놓기도 하고, 각 경제기관에서 1년의 전망치를 비교적 긍정적으로 제시하는데다, 1월 새 출발이라는 인식 자체가 투자심리를 긍정적으로 유도한다는 것이 1월 효과의 근거다. 흔히 말하는 1월 효과처럼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거나 적극적인 정책이 등장한다면 제대로된 효과를 누릴 수 있겠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마치 야누스의 반대편 얼굴처럼 주식시장에도 거친 바람이 불어올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최근 들어 경기 부양책의 종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전미경제학회(AEA) 연례 총회에 참석해 하반기 들어 재정 및 통화정책이 축소될 경우 미국은 경기후퇴에 진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후퇴 진입 가능성 역시 30~40% 수준으로 낮지 않음을 강조했다. 전날 미국의 12월 ISM 제조업지수가 3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경기회복 시그널이 점차 강화되고 있는데, 이는 경기 부양책의 종료를 앞당길 가능성이 높다. 브라이언 모이니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최고경영자(CEO) 역시 미국 경제회복은 길고 느리게 진행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각종 경기부양책으로 발빠른 회복세를 누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부양책이 제거될 경우 경기회복이 지금과 같은 속도 및 수준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물론 도널드 콘 Fed 부의장이 "긴축 정책이 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금리인상에 대한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기는 했지만, 강해지는 경기회복 시그널에 따른 투자자들의 경기부양책 종료 우려감을 얼마나 진정시킬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게다가 미국이 재정부채 등 여러 문제가 산적해있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과연 부양책을 지속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투자심리 악화를 감내하면서 부양책을 종료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판단 역시 엇갈리는 만큼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과제다. 국내 주식시장만 보더라도 1월 효과를 지나치게 기대하는 것은 좋지 않아 보인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집중되고, 시장의 영향력이 큰 IT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지수가 상승 흐름을 보였지만, 단기적인 경기모멘텀 및 실적 모멘텀 약화를 감안한다면 기대감을 낮출 필요가 있어 보인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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