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전략 추진,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출구전략 추진에 대한 논란이 분분한 가운데 민간 경제가 자생력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왔다.전국경제인연합회가 30일 개최한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출구전략 방안' 세미나에서 김태준 한국금융연구원 원장은 "국내 금융 및 외환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출구전략을 실행할 단계는 아니다"고 평가했다.국내 경기가 회복세에 있다고 하지만 이는 민간 부문의 자생력 복원에 의한 것보다 정부의 경기부양책, 환율 효과에 힘입은 바가 크다는 것.세계 경제의 더블딥 가능성도 아직 상존하고 있다는 게 김 원장 견해다. 김 원장은 "출구전략은 내년 경제가 4%대 성장률을 보이는 가운데 민간 경제가 자생력을 회복하고 금융시장이 안정될 때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도 인사말을 통해 "미국, 유럽 선진국들도 아직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출구전략 추진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정부는 경기 회복 여부, 투자 및 고용 여건, 물가 및 자산시장 안정, 국제공조 상황을 고려해 출구전략을 추진할 것이란 입장이다.노대래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내년 성장률이 4% 내외에 이르고 물가도 2%대 후반으로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며 "투자도 올해 2분기 이후 증가세를 보이는 등 경제 여건이 나아지고는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노 차관보는 유가 급등, 물가 불안, 금융시장 자금 흐름 단기화, 가계 및 기업 부채 증가, 부실채권 정리에 따른 금융기관 건전성ㆍ수익성 악화 가능성 등 우리 경제에 위험 요인이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해외의 출구전략 추진과 관련해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세계지역연구센터 소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어 주요 선진국도 내년 하반기에나 출구전략 추진을 검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미국의 경우 고용시장 회복 및 물가 상승 압력이 출구전략 추진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제 위축 지속으로 내년에도 출구전략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EU도 경기 부양을 위한 금융재정 정책이 2010년에도 계속될 전망으로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금리 인상은 내년 하반기, EU 회원국의 재정적자 감축 조치는 2011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일본 역시 민주당 정권의 공약에 재정 건전화 방안이 제시돼 있지 않고 내년에도 경기침체 지속에 따라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전망으로 출구전략 추진 시기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환율 전망과 관련해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 원장은 원화가 현재 실질실효환율을 기준으로 시장 상황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고 분석했다.김 원장은 "안전자산 선호 약화, 미국경기 회복 지연,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으로 글로벌 달러 약세가 전망되는 반면, 원화는 경상수지 흑자 및 외국인 주식 순매수 등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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