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미국에서 아시아까지 글로벌 은행권이 두바이 모래폭풍에 떨고 있다. 각 은행들의 채권보유 규모가 속속 공개되는가 하면 잠재적 손실계산을 계산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 유럽은행들 잠재 손실 특히 커= 27일 마켓워치는 두바이와 관련을 맺고 있는 미국은행들의 숫자가 유럽보다는 상대적으로 적다며, 잠재적 피해규모도 적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보도했다. 두바이월드의 모라토리엄 발표 이후 미국 은행주의 낙폭이 유럽은행들보다 적었던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 브라운브라더스헤리맨에 따르면 채권을 배제한 아랍에미리트(UAE)의 해외 은행 업무 규모는 6월말을 기준으로 1230억 달러로 집계된다. 이 가운데 유럽은행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72%로 대부분이고, 미국과 일본은 각각 9%, 7%씩을 기록했다. 유럽 중에서도 영국이 41%로 중동지역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있고, 프랑스와 독일은 이보다 훨씬 적은 9% 가량으로 확인됐다. 바클레이스캐피탈의 제이슨 골드버그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해외 은행들은 UAE 내에 900억 달러에 달하는 은행 자산을 갖고 있다. 이는 UAE 전체 은행 자산 규모 4130억 달러의 22%에 달하는 규모다.이 가운데 UAE 5위 은행인 영국 HSBC의 경우 UAE 보유 자산이 29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위인 스탠다드차타드의 경우 190억 달러의 UAE 자산을 보유 중이다. ◆두바이 월드 채권은행들은 어디? 규모는?= 두바이월드의 채권자 집단에는 70여개 국내외 금융기관들이 속해있다. 이들은 채권 보유분을 처분하지 못하거나 두바이월드가 아부다비로부터 추가 지원을 얻는데 실패할 경우, 600억 달러에 달하는 채권을 상각해야할 위기에 처했다. 특히 아부다비커머셜뱅크, 에미리트NBD PJSC 등 지역 은행들의 투자 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밖에도 크레디트스위스(CS), HSBC홀딩스, 스탠다드차타드, 바클레이스, 로이즈뱅킹그룹,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등이 채권자 집단에 속한다. UAE 3위 은행인 아부다비커머셜뱅크의 경우 두바이월드에 대해 19억 달러 어치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최대 채권자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은행 관계자는 "두바이월드와 긴밀하게 연락을 하며 하루에 한 번 이상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 로이 라몬스 애널리스트는 이날 두바이의 채무조정으로 인한 HSBC의 잠재적 신용손실 규모가 6억1100만 달러, 스탠다드차타드의 경우 1억7700만 달러에 이른다고 집계했다. 라몬스 애널리스트는 "이것은 HSBC와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최악의 경우에도 순익의 5% 미만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레디트스위스(CS) 역시 "우리의 대출 및 채권 비중은 크지 않은 편"이라며 우려가 확산되는 것을 경계했다.아울러 27일 대만정부는 앞장서 두바이 월드 채권 보유 규모를 밝혔다. 투자자들을 안심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대만 금융감독위원회에 따르면 대만금융기관들이 두바이월드에 대해 갖고 있는 채권규모는 63억5000만 대만달러(1억9620만 달러)로 대부분 신디케이트론 형태다. 위원회는 3개의 대만지역투자신탁이 두바이월드에 7600만 대만달러어치 투자한 반면, 보험사들 가운데 두바이월드에 투자한 업체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두바이월드는 지난 해 6월 경 55억 달러 규모의 대출을 은행들로부터 받은 적이 있다. 여기에는 21억 달러 규모의 2년 만기 채권, 19억5000만 달러 규모의 3년 만기 채권, 5년 만기 10억 달러 채권, 4억5000만 달러의 3년 만기 리볼빙 채권 등이 포함된다.도쿄 미쓰비시 UFJ, 스미토모 미쓰이, 프랑스 칼리옹 은행, 에미리트뱅크, HSBC, ING, 로이즈TSB 등의 은행이 당시 계약의 당사자였다. 이들 은행들 가운데 일부의 주가는 두바이월드의 모라토리엄 발표 이후 극심한 변동성을 기록했다. ◆ 두바이월드 채권가도 급락= 전날 두바이월드의 채권가 역시 채권시장에서 급락했다. 26일 자회사 나킬의 35억 달러 규모 수쿠크 채권의 가격은 모라토리엄을 발표한 전날의 달러당 110센트에서 달러당 70센트로 급락했다. 나킬이 지난 8월 발표한 바에 따르면 두바이월드는 2008년 말을 기준으로 593억 달러의 채무와 996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도이체방크가 집계한 두바이가 내달까지 갚아야하는 국채 및 회사채 규모는 43억 달러, 2010년 상반기 만기 채권규모는 49억 달러에 이른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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