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요즘은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그도 아니면 인터넷으로 주문만 하면 하루 이틀만에 뚝딱 배달되는 게 김치라지만, 그래도 일년에 한번 하는 '김장'을 건너뛰는 건 여전히 불안하다.지역마다, 가정마다 선호하는 김치 맛이 다르고 무엇보다 중국산 김치나 김치재료에 대한 불신이 가시지 않고 있다 보니 조금 힘들더라도 내 가족이 먹을 만큼은 담아야 겠다는 게 주부들 마음이다.올해는 배추 값도 많이 저렴하고 손품을 덜어줄 '절임배추'도 시중에 다양하게 나와 있으니 이번 주말 반나절 시간을 내 온 가족이 함께 김장을 담가보는 것은 어떨까?전문가들이 권하는 '좋은 김장 재료 고르는 법'에 대해 들어봤다.◆ 좋은 재료ㆍ양념이 김치맛 좌우 = 김치의 핵심이 되는 배추는 너무 크거나 작은 것은 피해야 한다. 손으로 들어 봤을 때 속이 꽉 차 묵직한 정도로, 포기당 1.5∼2kg 나가는 것이 알맞다.동치미 거리는 한 단에 무 7∼8개가 묶인 것으로 고른다. 무청이 싱싱한 것이 좋으며, 가늘고 긴 것은 좋지 않다. 무의 1/3 정도는 연두색이면서 잔털 없이 매끈한 것이 맛있다. 껍데기가 너무 두꺼운 것은 피한다.마늘은 굵지 않고 단단하고 껍질에 붉은기가 도는 것이 좋다. 너무 크고 투명한 마늘은 무르고 맛이 연하다. 다진 마늘은 분말이 균일하고 마늘 특유의 노란빛이 나며 반드시 냉동 또는 냉장 보관돼 있는 것으로 구입해야 한다.고춧가루는 수분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잘 마른 고추를 사다가 닦아서 빻아서 쓰면 제대로 된 김치 맛을 낼 수 있다. 너무 두껍지 않고 밝은 붉은색으로 햇볕에 비춰봤을 때 투명하게 비치는 것이 좋은 고추다. 배추김치용은 씨를 섞은 채 중간 크기로 갈지만 깍두기용은 씨를 빼 곱게 갈고, 총각김치용은 아주 굵게 간다.고춧가루 상태로 구입할 때는 전분, 식염 등 이물질이 없는 깨끗한 분말 상태인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 특히, 상한 상태로 건조해 희끗희끗하게 얼룩진 고추인 희아리는 고춧가루의 원료로 사용할 수 없으므로 흰 분말이 섞여 있는 것은 구입하지 말아야 한다.◆ 소금ㆍ젓갈은 너무 짜지 않게 = 김치를 절여 간을 내는 소금은 4∼7월에 생산된 천일염을 최고로 꼽는다. 손으로 비볐을 때 잘 부서지면서 물기가 약간 뭍어 나는 것을 고르면 실패하지 않는다. 소금은 오래된 것일수록 좋다고 하니 미리 사서 소금 포대자루 밑에 디딤목을 놓아 간수가 잘 빠질 수 있도록 보관했다가 김장 때 사용하면 좋다.김장에 쓰이는 젓갈은 지방마다 달라 40여가지나 되지만 대표적인 것은 새우젓, 멸치젓, 황석어젓, 까나리액젓 등이다. 젓갈이니 비린내가 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제대로 삭힌 젓갈은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젓갈을 구입할 때는 원료인 새우, 멸치 등의 원산지와 젓갈을 실제로 제조ㆍ가공한 제조국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원료 원산지와 함께 제조업소명 및 소재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 젓갈별로 나트륨 함량이 달라 건강을 생각한다면 적정 수준의 나트륨을 함유한 것이 안전하다. 김장에 주로 쓰이는 멸치액젓은 평균적으로 100g당 약 5710mg의 나트륨이, 새우젓에는 100g당 약 6505mg이 들어 있다.◆ 김치냉장고 성에는 제거해 줘야 = 요즘은 가정마다 김치냉장고가 있어 김치 양념을 과하게 할 필요가 없고, 장독을 묻기 위해 구덩이를 파야 하는 일도 없다. 하지만 김장김치가 맛있는 해의 겨울철 땅속 온도는 평균 섭씨 0~-1℃ 정도라 하니 적절히 조절해 주면 최고 6개월까지도 맛있는 김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김치냉장고의 온도가 너무 낮으면 김치가 얼어서 오히려 맛이 떨어지고 반대로 온도가 너무 높으면 유산균이 발생시킨 탄산가스의 용해도가 높아져 김치가 시원한 맛을 내기도 전에 밖으로 빠져나가 버리니 김치 상태를 봐가며 온도를 조절한다.특히, 찬바람으로 냉각시키는 일반 냉장고와 달리 김치냉장고는 저장고 자체를 직접 냉각시키는 방식이다 보니 내부 벽게 하얗게 성에가 생기는 일이 다반사다. 이럴 때는 김치냉장고 전원을 끄고 저장고 내 김치통과 내용물을 모두 꺼낸 뒤 성에를 나무주걱 등으로 툭툭 쳐 깨트려 제거해 줘야 냉각 효율을 유지할 수 있다.한편, 김치는 전용용기에 담되 분량의 70% 정도만 채워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보관 중에 용기 뚜껑이 열리거나 김치국물이 넘치게 되면 그 틈으로 공기가 들어가 빨리 익어버리거나 변질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용기에 담을 때 배추의 속 부분이 위로 향하게 해 차곡차곡 빈틈 없이 엇갈려서 넣고, 담은 후엔 배추 겉잎이나 주방용 랩을 맨 위에 덮어서 공기와의 접촉을 막아주는 것이 좋다.<도움말 : 식품의약품안전청, 위니아만도>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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