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한나라당이 세종시 논란 조기 진화를 위해 '세종시 여론수렴 특별위원회'를 구성했지만, 친박(친 박근혜)계의 불참으로 반쪽자리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오히려 특위 구성을 둘러싼 계파간 갈등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한나라당은 특위에 4선의 정의화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고 백성운 제4정조위원장, 권경석 행정안전위 간사, 허천 국토해양위 간사, 이훈규 충남도당위원장 등 원내외 인사 13명으로 구성하기로 했다.하지만 친박계의 불참으로 특위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정 의원은 "친박계 의원들도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미 원안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똘똘 뭉친 친박계를 참여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사정이 이렇다보니 특위 첫 공식 회의일정도 못 잡고 있다. 당 관계자는 9일 "연내 수정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빨리 위원회가 구성되고 회의를 열어야 하는데 지금 상황으로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친이(친 이명박)계는 그동안 정부의 세종시 수정론에 당이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한 채 끌려 다니기만 했다고 비판해왔기 때문에 이번 특위가 사실상 세종시 수정안을 못 박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최근 정두언, 정태근, 이은재, 임동규, 차명진 의원 등 친이계를 중심으로 한 세종시 수정론에 선봉에 섰던 의원들도 특위 구성과 맞물려 수정론 여론 확산에 적극 나설 태세다.친이계 김용태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박 전 대표의 원안추진 입장과 관련, "(박 전 대표가) 충청도민, 국민과의 약속을 이야기 하지만 가장 강력한, 유력한 대권 후보로서 차기 대권을 겨냥해서 지역주의에 기댄 정치적 사익추구의 행태"라고 공세를 펼쳤다.김 의원은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에 대해선 "당이 어려워지고 소위 국익추구라는 세종시 문제가 결정적으로 난관에 봉착한다면, 박 전 대표를 포함해서 이에 대해서 무언가 반대를 해서 좌절 시킨 사람들도 분명히 역사적 책임,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박근혜 책임론'을 제기했다.그러나 친박계는 특위 구성이 노골적으로 수정안을 관철시키겠다는 의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수정안 마련을 위한 특위를 구성해 놓고 친박계를 들러리로 세우겠다는 것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정몽준 대표가 박근혜 전 대표에게 특위 구성을 설명하면서 친박계의 참여를 주문했지만, 박 전 대표가 "나와 논의할 사안이 아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바 있다.친박계 이정현 의원은 이에 대해 "우리는 원안대로 해야 한다는 것과 국민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며 "수도권 집중완화와 지역균형발전의 선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세종시 수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힌바 있는 만큼 특위에 들어가서도 할 일이 없을 것이고 들어가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또 다른 친박계 의원은 "미리 수정안을 마련하겠다고 정해 놓고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기구를 만드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수정론자들을 중심으로 한 기구에서 어떤 결론이 나올지 뻔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김달중 기자 da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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