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일기자
구청사를 결혼식장으로 무료 개방해 화제가 된 서찬교 성북구청장.
성북구청사는 올 5월 준공을 갖고 입주한 신청사다. 이런 깔끔한 구청사를 결혼식장으로 무료로 빌려주어 주민들로부터 칭찬이 자자하다.서 구청장은 “구청사는 공무원들을 위한 공간이 아닌 주민들이 쓰는 공간”이라며 “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주민 이용 공간’으로 활용할 방안을 찾다가 결혼식장으로 제공키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서 구청장은 신청사를 지을 때부터 ‘주민 이용 공간’ 이란 컨셉트를 가지고 있었다.서 구청장이 구청 활용방안을 찾던 참에 한 국민대 교수가 구청에 민원을 보러왔다가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결혼식장으로 빌려줄 수 없느냐”고 제안해 결혼식장 활용방안이 구체화됐다.프랑스에서 유학했던 이 교수는 프랑스 사람들은 관공서에서 결혼식을 갖는 것을 보고 이런 제안을 한 것.이 교수는 성북구청서 결혼식을 올린 후 절약한 비용 중 일부를 장학금에 쓰라고 구청에 성금을 전달한 아름다운 뒷 얘기도 전해졌다. 서 구청장은 “이 교수 부부의 첫 결혼식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역내 복지재단이 레드카펫트 주례단상 꽃길세트석 폐백실용품 등 장비를 일체 마련해주어 이젠 결혼식을 진행하는데 전혀 불편한 점이 없을 정도로 시설을 갖추게 됐다”고 기뻐했다.첫 번째 결혼 사실이 알려지면서 결혼 신청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두 번째 결혼자는 지난달 17일 나왔다. 두 번째 결혼식때는 서 구청장은 자신의 직무실을 흔쾌히 혼주대기실로 내놓았다.또 구청 직원으로 하여금 혼인 신고도 직접해주도록 했다.결혼부부가 굳이 결혼 신고를 위해 구청을 방문하지 않아도 되도록 배려를 한 것이다.서 구청장은 “혼인 신고가 늦어질 경우 혹시 문제가 될 수도 있다”면서 “이는 우리 사회 문제인 저출산 문제도 해결하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 구청장은 “사회 지도층이 성북구청에서 결혼식을 올리려고 할 경우 거주지와 관계 없이 개방하겠다”고 약속했다.서 구청장은 “성북구청사 결혼식장 개방이 씨앗이 돼 다른 구청이나 군 등으로 확산돼 우리 사회 결혼문화가 한층 성숙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성북구청사에는 오는 14일 또 다른 결혼식이 열린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고려인 부부가 구청사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