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근로' 영향으로 '여성·40대 이상' 두드러져
[아시아경제 장용석 기자] 비정규직 근로자 수가 2년 반 만에 다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또 전체 근로자 가운데 임금 근로자는 1년 전에 비해 37만명 가량 늘어난 반면, 자영업자 등 비임금 근로자는 비슷한 규모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자료: 통계청)
<strong>◆'희망근로' 영향으로 여성·40대 이상 비정규직 늘어</strong>=통계청이 4일 발표한 ‘2009년 8월 근로형태별 및 비임금 근로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8월 현재 비정규직 근로자는 575만4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에 비해 5.7%(30만9000명) 증가했다.비정규직 근로자는 지난 2007 3월 577만3000명을 기록한 뒤 올 3월 537만4000명으로 2년 새 40만명 이상 감소했으나, 최근 다시 그 수가 늘고 있는 것이다.반면, 정규직은 올 8월 1072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6%(6만60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이에 따라 전체 임금근로자에서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도 작년 8월 33.8%, 올 3월 33.4%에서 8월 34.9%로 상승했다.정인숙 통계청 고용통계팀장은 “비정규직 근로자의 증가는 ‘희망근로프로젝트’와 ‘청년인턴제’ 등 정부의 사회적 일자리 사업으로 기간제 근로자가 늘어난 데다, 기업들이 경기회복 시기를 관망하면서 정규직 고용을 보류하고 비정규직으로 대체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비정규직 근로자를 성별로 보면, 여자가 307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32만7000명(11.9%) 늘었고, 남자는 268만1000명으로 1만8000명(-0.7%) 줄었다.연령별로는 1년 전 같은 달에 비해 40대 이상이 38만1000명(40~49세 7만4000명, 50대 9만5000명, 60세 이상 21만2000명), 그리고 10대가 1만명 증가한 반면, 30대가 8만3000명(6.5%) 감소했다. 20대는 작년 같은 달과 변동이 없었다.여성과 40대 이상에서 비정규직 근로자 증가 규모가 큰 것 역시 ‘희망근로’ 사업 때문이라고 정 팀장은 설명했다. 정 팀장에 따르면, 희망근로 참여자의 남녀 비율이 ‘4대(對) 6’이며, 40대 이상이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비정규직을 유형별로 보면 기간제와 비기간제를 합한 한시적 근로자가 전체 비정규직의 60.9%인 350만7000명으로 작년 8월보다 6.7%(21만9000명) 증가했다. 이 가운데 근로계약기간이 있는 기간제는 281만5000명으로 19.6%(45만명) 늘어난 반면, 계약기간이 없는 비기간제는 69만2000명으로 25.0%(23만1000명) 감소했다. 또 비정규직 중 고용 안정성이 취약한 비전형근로자는 228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6.8%(14만6000명) 증가했는데, 용역(-3.0%)만 감소했고, 나머지 파견(18.9%), 특수형태근로(7.0%), 일일근로(7.9%), 가정 내 근로(52.0%) 등은 모두 늘었다.아울러 주간 근로시간이 36시간 미만인 시간제 근로자는 142만6000명으로 16.1%(19만8000명) 증가했는데, 여자가 23.5%(20만1000명) 늘었고 남자는 0.9%(3000명) 줄어들었다.산업별로는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이 273만9000명으로 1년 새 19.0%(43만7000명) 늘어 전체 비정규직의 47.6%를 차지했으며, 도소매·음식숙박업(105만5000명, 18.3%), 건설업(72만7000명, 12.6%) 등의 순으로 많았다.종사상 지위별로는 상용직이 3만4000명, 임시직이 38만8000명 증가했고, 일용직은 11만4000명 감소했다.이밖에 정 팀장은 논란이 됐던 사용기간 2년 제한의 ‘비정규직보호법’ 시행에 따른 해고 등의 여파와 관련해선 “조사시점인 8월이 법 시행 후 1개월 정도 지난 때여서 뚜렷하게 관찰된 건 없다”면서 “향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strong>◆비정규직 7.3% 감소.. 근속기간도 3개월 줄어</strong>=올 8월 현재 전체 근로자 중 임금 근로자는 1647만9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에 비해 37만5000명 증가했다. 반면, 비임금 근로자는 같은 기간 37만3000명 줄어든 714만1000명인 것으로 파악됐다.그러나 정 팀장은 “경기가 나빠지면서 일부 영세 자영업자들이 비정규직 등 임금 근로자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지만, 실업자나 비경제활동인구로 이동하는 부분도 있어 직접 연관 짓긴 어렵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비임금 근로자의 감소는 구조조정 등에 다른 추세적 현상”이라면서 “올해는 경기적 요인 때문에 영세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감소 폭이 두드러진 것”이라고 설명했다.임금근로자의 지난 6~8월 월평균 임금은 185만2000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0.3% 증가했다. 이 중 비정규직은 120만2000원으로 7.3% 감소한 반면, 정규직은 220만1000원으로 3.5% 늘었다. 비정규직은 한시근로자 130만1000원(-12.0%), 시간제 53만5000원(-6.8%), 비전형 119만1000원(-0.5%) 등으로 작년보다 모두 감소했다. 이에 대해 정 팀장은 “근속기간 감소와 함께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중·고령층 및 여성 비정규직 근로자가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임금근로자의 평균 근속시간은 4년11개월로 작년보다 2개월 늘었으나, 비정규직 근로자의 평균 근속기간은 2008년 8월보다 3개월 줄어든 1년9개월로 나타났다. 반면,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38.8시간으로 전년과 같았다.반면 정규직의 근속기간은 6년7개월로 작년보다 5개월 늘어났으며, 주당 평균 취업시간 역시 45.4시간으로 2.2시간 증가했다.비정규직의 상여금과 유급휴가 수혜율은 각각 29.8%와 31.7%로 전년보다 1.9%포인트, 3.7%포인트 개선됐으나, 퇴직금과 시간외 수당 수혜율은 32.7%, 20.4%로 2.9%포인트 및 0.3%포인트씩 낮아졌다.비정규직 가운데 1년 이상 근속자 비중은 37.4%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4.6%포인트 떨어졌다. 전체 임금근로자의 노동조합 가입률은 12.2%로 전년 동월대비 0.5%포인트 하락했고, 이 가운데 정규직은 17.3%(전년 동월비 0.3%포인트 상승), 비정규직은 2.5%(1.9%포인트 하락)였다.비정규직의 임금형태는 월급제(36.8%), 일급제(27.9%), 시급제·실적급제(각각 12.3%), 연봉제(10.2%) 등의 순이었다.한편 일자리 형태의 선택 동기는 비정규직 가운데 57.3%가 ‘비자발적 사유’라고 답했고, 그 이유는 ‘당장의 수입이 필요해서’(69.9%)가 가장 많았다.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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