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사강나래' 16개 명품 보(洑)

지역특성 살려 각양각색...치수.이수.환경 고려한 점은 공통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4대강의 미래가 펼쳐졌다. 4대강 살리기사업(사강나래)의 핵심사업인 16개 보가 공개되는 순간 현 정부 최대 사업인 4대강 사업의 미래가 보였다. 16개 보는 각각 다르면서도 같았다. 지역의 특성을 살려 설계돼 각양각색의 형태로 짜여졌다는 점에서는 달랐지만 치수·이수·환경을 고려해 설계됐다는 점은 16개 보 모두 일치했다. 27일 국토해양부 4대강살리기 추진본부는 '16개 명품보 설명회'를 통해 보를 공개했다. 한강 3개, 낙동강 8개, 금강 3개, 영산강 2개 등 16개 보를 수주한 11개 건설업체는 보의 조감도를 공개하며 특성에 대해 설명했다. 먼저 대림산업은 한강 3공구 이포보(연장 591m)에 비상하는 새의 형상을 담았다. 보 상부 기둥탑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알 형상의 상부구조물을 세웠다. 여기에 자연형 어도 사이로 모래비치와 문화광장 등을 넣었다. 보 옆에는 수영장을 설계해 관광객 유치안도 마련했다. 가동보 수문은 쉘형 롤러게이트(Roller Gate)를 적용했다. 흐르는 강을 막대로 막아 막대 위로 물이 넘나들 수 있게 하고 홍수시에는 막대를 들어 물이 흐를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한강 4공구 여주보(480m)를 맡은 삼성건설은 유네스코 지정문화재인 세종대왕릉이 여주에 있다는 점을 십분 고려했다. 이에 세종대왕이 발명한 앙부일구 해시계를 반영한 인공섬을 조성하고 자격루 물시계의 형상을 재해석해 기둥탑 상부 인양보에 적용시켰다. 하부 보기둥은 물의 신물인 용을 형상화했다. 여주보도 이포보와 같은 롤러게이트 형식이나 전면을 가동보로 설계했다. 고정보 적용시 토사가 쌓이는 것을 방지했다는 게 삼성건설 측의 설명이다.

현대건설은 한강 6공구 강천보를 설계하며 여주군의 군조인 백로의 비상하는 모습을 기둥탑에 적용했다. 또 라이징섹터(Rising Sector Gate) 방식을 적용해 토사와 저층수 배출에 심혈을 기울였다. 라이징 섹터 방식도 롤러게이트 방식과 유사하나 홍수시 막대를 들어내는 롤러게이트와 달리, 막대를 강바닥으로 눕혀 수로를 확보한다.

낙동강 18공구 함안보(567.5m)를 맡은 GS건설은 기둥탑에 고니의 날개를 형상화한 디자인을 적용했다. 또 상류에는 함안 1지구 생태습지를 하류에는 길곡지구 초지생태원을 조성할 계획을 세웠다. 가동보는 당초 롤러게이트 형식을 적용하려고 했으나 홍수소통, 배사, 수질오염 방지 측면에서 라이징섹터게이트가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

SK건설은 낙동강 20공구 합천보(322.5m)에 우포늪 생명물길 연결을 위한 생태복원 계획의 일환으로 따오기를 형상화한 주탑을 기획했다. 보는 전도식 게이트를 적용했다. 이는 흐르는 강 밑바닥에 널판지를 세워 물을 막다가 홍수시 이를 눕혀 홍수위를 조절하는 형식이다.

낙동강 22공구 달성보(579m)를 담당하게 된 현대건설은 뱃머리를 형상화한 기둥탑을 달성보에 적용했다. 또 라이징섹터게이트를 적용했으며 폭기시설과 고사 분수를 도입하는 등 정체 수역의 수질을 개선책도 마련했다.

대림산업은 낙동강 23공구 강정보(953.5m)를 맡으면서 '후기 가야시대의 중심'이라는 지역적 특색을 반영했다. 이에 가야금을 형상화한 물풍금과 수레바퀴 토기에서 따온 탄주대(전망데크)와 낙락섬(친수시설)을 기획했다. 가동보에는 라이징섹터게이트를 적용해 수위조절 및 배사 성능을 높였다.

대우건설은 낙동강 24공구 칠곡보(400m)를 맡아 가산바위전설을 구현한 철우이야기를 보에 적용했다. 또 통합관리센터 방향부터 보조수문, 주수문, 고정보 등의 순으로 보를 교차시켜 물막이 효과를 높였다.

포스코건설은 낙동강 30공구 구미보(640m)에 낙동강을 훤히 내다볼 수 있는 전망타워를 기획했다. 또 쉘타입롤러게이트와 전도게이트를 혼합한 수문을 통해 수량 조절 능력을 높였다.

두산건설은 낙동강 32공구 낙단보(286m)를 설계하며 물길을 표현한 고정보와 상주 3악을 상징하는 3개의 수문을 설계했다. 여기에 기둥탑에 사각 누각 전망대를 넣었다.

낙동강 33공구 상주보(335m)를 맡은 현대산업개발은 기둥탑 상부를 5개의 판이 서로 엇갈려 놓인 것처럼 디자인했다.

GS건설은 금강 6공구 부여보(620m)를 맡아 담당하며 계백장군을 형상화한 기둥탑과 함께 자연형 어도, 전망타워 등을 특징적으로 넣었다. 또 소수력발전소에 고유량, 저낙차에 적합한 카플란 수차를 적용했다.

SK건설은 금강 7공구 금강보(260m)를 기획하며 백제 무령왕의 상징인 봉황을 형상화한 기둥탑과 고마나루 설화를 모티브로 한 고마나루광장 등을 구상했다. 가동보는 주수문과 조절수문(고정보+전도식게이트)를 넣어 수문통수단면적을 25% 증가시켰다.

대우건설은 금강 행복지구 금남보(360m)를 설계하면서 기둥탑 등을 제외하고 순수 보의 기능만 부각시켰다. 대신 야간 조명을 설치해 도시미관을 살렸다.

삼성중공업은 영산강 2공구 죽산보(184m)를 담당하면서 기둥탑을 연결해 강위를 걸을 수 있게 디자인했다.

마지막으로 영산강 6공구 승촌보(540m)를 담당한 (주)한양은 나주쌀을 형상화한 가동보 기둥탑를 설계했다. 가동보는 '트러스·리프트게이트(Truss Gate)' 형식으로 흐르는 물에 문을 만들어 문을 들었다 내렸다 하며 수량을 조절할 수 있게 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